대전 동구 신인동 익명의 기부천사가 두고 간 기부봉투들. 사진=대전 동구 제공
지난해 9월부터 대전시 동구 신인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언제 누가 놓고 갔는지 알 수 없는 돈 봉투가 수시로 발견되고 있다.
최근 연합뉴스에 따르면 봉투들은 출근하는 직원들이 행정복지센터 출입구 안 쪽에서 발견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민원인이 ‘봉투가 떨어져 있다’며 주워 주기도 한다.
한 달에 2~3차례 발견되는 봉투에는 대개 2~5만원 가량의 금액이 들어 있다. 봉투 겉에는 ‘이X영’ 또는 ‘이X영, 사돈’ 등 기부자의 일부 인적 사항과 ‘가난한 사람들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다.
이씨가 남몰래 기부한 금액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복지사각지대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찾아가는 나눔냉장고와 긴급복지 지원 등에 사용되고 있다.
실제 한 주민은 예기치 않은 사고로 경제 활동을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이 씨의 기부로 생계를 잇고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는 “일면식도 없는 분의 도움으로 막막하기만 했던 생계 걱정을 덜게 됐다”며 “기부는 돈이 많은 사람들이 하는 줄 알았지만, 나도 형편이 나아지면 소액이라도 누군가를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박희조 동구청장은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천사의 선행은 기부가 부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임을 일깨워 준다"며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큰 변화를 일으키듯 신인동 기부천사의 행동이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밀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