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바이오경제시대를 선도할 한국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특훈교수)·한국생물공학회장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특훈교수)·한국생물공학회장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최근 열린 ‘서울포럼 2023’은 한국이 첨단 바이오 시장에서 선도자(퍼스트무버)로 도약하기를 다짐하는 자리였다. 필자는 덴마크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전문가·정책입안자들이 첨단 바이오시대의 개막을 외치고 덴마크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을 바라보며 이제는 정말 바이오경제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실감했다.


올해 서울포럼에서는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보건의료, 제약, 백신·치료제 등 레드바이오텍과 농업혁명, 맞춤형 기능식품, 대체육·배양육, 마이크로바이옴 등 그린바이오텍 분야에서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또 미생물 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에 의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화학물질 생산기술 등 화이트바이오텍, 디지털·데이터·공학을 융합한 바이오헬스케어, 글로벌 바이오텍의 혁신생태계 전반에 걸쳐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레드바이오텍 분야를 보면 줄기세포·면역세포 등을 이용한 세포치료와 유전자 편집·치료 기술 등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면서 난치병 및 유전병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시장은 암·당뇨병·심혈관 등의 질환 치료를 위한 면역항암치료제와 기존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한 단백질의약품시장 확대, 개인맞춤형 의료, 재생의료 등의 수요증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이후 매년 8%씩 성장해 2031년에는 약 23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바이오텍 분야에서도 유전자 도입 식물, 무공해 생물 농약, 토양마이크로바이옴 등을 이용한 비료사용 억제, 대체육 등 다양한 기술들이 식량 안보와 자원 순환, 생태 보전 등 인류와 지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속속 개발되고 상용화되고 있다. 특히 세계 인구가 지금의 80억 명을 넘어 2059년 10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첨단 바이오 기술들을 이용해 식량부족과 영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화이트바이오텍 분야는 미국의 바이오제조혁신 이니셔티브 발표 이후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투자가 늘고 있다. 연간 약 5000조 원 규모의 석유화학 및 화학시장의 대부분이 화석원료를 사용하는데 이 중 30%만 바이오기술로 대체해도 1500조 원 규모의 시장이 만들어진다.


우리 산학연은 이미 빠른 속도로 첨단 바이오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도 첨단 바이오를 전략기술로 선정하고 획기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때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대학의 첨단기술과 법·재무·경영시스템 결합을 통한 생명공학 강국으로의 도약 전략을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서울포럼 축사에서도 “기술 개발부터 경영·재무·법률 컨설팅·투자 등이 한 곳에서 제공되는 완결된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들어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디지털 치료기기, 합성생물학 등의 디지털바이오 중점기술 육성 등을 포함한 제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다가오는 바이오경제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산학연관이 총력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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