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CEO] "SC섬유 최초 개발…배터리 화재 방재 선도"

■조욱래 가드케이 대표
2억원 규모 배터리 태워가며 연구
'파이어커버' 전기차 화재진압 최적화
데이터센터 화재방지 솔루션도 제공
SK 이어 카카오에도 설치될 예정

조욱래 가드케이 대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대응 분야에서 남들이 절대 못따라오는 글로벌 1위 회사로 성장하겠습니다.”


조욱래(사진) 가드케이 대표는 25일 “가드케이 제품은 ‘최초이거나 1등’이라는 신념으로 항상 더 좋은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미래 목표를 밝혔다.


가드케이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하는 회사다. 리튬 이온 배터리에 화재가 날 경우 최대 2000도의 고열로 인한 열폭주로 수 시간 동안 물을 뿌리고 방염막을 덮어도 좀처럼 꺼지지 않고, 최장 5일 이후에도 불이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있다. 일반 화재와는 성질이 다른 만큼 특수한 방재 도구가 필요하다.




소방관들이 차량 화재를 진화하기 위해 가드케이의 파이어커버를 씌우고 있다. 사진 제공=가드케이

일반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 화재는 ‘파이어커버’로 불리는 질식소화덮개로 덮어 산소를 차단해 진화한다. 현재 시중에서 사용되는 파이어커버 대부분은 용접할 때 불이 붙는 것을 막기 위해 바닥에 깔도록 돼 있는 용접포에 화학처리한 제품이다. 문제는 이들 제품들은 무기섬유(유리섬유 등) 특성상 열에는 잘 견디지만 오랜 시간 접어서 보관하거나 저온 상태일 경우 갈라지거나 찢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완벽하게 산소를 차단해야 하는데 파손된 부분이 있으면 화재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또 이들 제품 상당수에는 이산화규소나 실리카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이 함유되어 있어 화재 진압자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조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억 원 이상의 배터리를 직접 태우거나 폭발시켜 보면서 기술개발을 거듭했다. 화학책을 뒤지고 전문가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조 대표는 초기 제품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면처리액을 바꿨다. 일정 부분 효과는 있었지만 여전히 갈라짐 현상이 나타나다. 조 대표는 아예 섬유까지 바꾸기로 결정했다. 섬유 전문가들이 많은 대구를 방문해 내연 섬유 종류별로 직조과정을 달리하며 불에 더 잘견디는 패턴을 찾기 위해 직접 토치로 불을 붙여보며 최적의 섬유를 찾아 나섰다.


오랜 연구 끝에 결국 갈라지지 않으면서 유해물질도 없는 초고강도 내화천연섬유(SC)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SC섬유로 제작한 파이어커버는 화재의 요인 중 하나인 정전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조 대표는 “SC섬유로 만든 파이어커버는 접어도 파손이 없고 정전기도 발생하지 않아 자동소화설비 장치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라며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나 물류센터는 물론 리튬 이온 배터리가 사용되는 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UPS)와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있는 데이터센터의 화재확산방지 설비의 핵심이 됐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의 한 구획을 감싼 가드케이의 파이어커버 이미지. 사진 제공=가드케이

특히 데이터센터 화재 확산 방지 솔루션은 현장에 설치된 첨단 화재감지 시스템과 연동해 화재 감지 시 신호를 받으면 경보기 작동 후 자동으로 파이어커버가 펼쳐져 화재를 진압한다. 뛰어난 방재력 덕분에 대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 솔루션은 ‘카카오(035720) 먹통 사태’ 당시 화재가 발생했던 판교에 있는 SK데이터센터는 물론 현재 카카오가 안산에 짓고 있는 카카오 데이터 센터에도 적용 될 예정이다.


가드케이는 2020년 9월 설립된 초기창업기업이지만 자체 기술력 덕분에 실적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 상반기가 아직 지나지 않았지만 올들어 현재까지 매출은 이미 지난해 수준의 두 배에 달해 올해 전체 매출은 15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오랜 증권사 생활을 해오면서 한 곳에 머무는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SC 섬유 뿐 아니라 배터리 화재 대응역량 강화를 돕는 간이수조, 돌파관창, 화염방패, 리튬배터리 전용 소화장비 등도 개발하고 하반기부터는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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