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던 30인치 화면이 '쑥'…"차량용 롤러블 시대 연다"

■현대모비스 '미디어 테크데이'
움직이고 접히는 디스플레이 시연
주행상황·목적따라 크기 조절 가능
'가변 초점' AR HUD 기술도 확보
글로벌 완성차와 상용화 논의 활발

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장이 26일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2023 미디어 테크데이’에서 스위블 디스플레이와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012330)가 급성장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세계 최초로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사로잡고 있다.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 차 시대에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고객 요구에 맞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모비스는 26일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2023 미디어 테크 데이’를 열고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 미래 전략을 소개하고 신기술을 시연했다.


현대모비스는 움직이는 스위블 디스플레이, 접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홀로그램 증강현실(AR) 헤드업디스플레이(HUD) 기술도 확보했다. 고급화부터 △안전성 △가변성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된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종이처럼 돌돌 말렸다가 펴지는 제품이다. 차에 숨겨 있던 30인치 크기의 화면이 쑥 드러나는 식이다. 주행 상황과 이용 목적에 따라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데다 공간의 제약 없이 화면 확장이 가능해 차량 실내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되는 소프트웨어중심차(SDV)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영훈 EC랩장(상무)은 “기술이 더 발전하면 시네마 디스플레이까지 구현이 가능하다”며 “디스플레이만 커지는 게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과 콘텐츠가 함께 발전해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테크 데이에서는 스위블 디스플레이도 시연됐다. 34인치의 휘어진 화면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가변형 디스플레이로 상황에 맞춰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공중 비접촉 터치와 제스처 인식 등의 기술을 도입해 원거리에서도 조작이 가능하다. 스위블 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대모비스는 디지털 홀로그램 스타트업 엔비직스와 공동 개발 중인 AR HUD도 소개했다. AR HUD는 넓은 시야각과 가변 초점 기술 덕에 운전자의 주의를 방해하지 않고 실제 환경 위에 정보를 띄워 더 안전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가변 초점은 운전자가 바라보는 도로와 화면의 초점을 동일하게 맞춰 사고 위험을 줄이는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혁신 기술 상용화를 논의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디스플레이 선행 기술을 잇따라 적용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시장조사 기관 DSCC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올해 90억 달러(약 11조 7000억 원)에서 2027년 140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 기술에 대한 자체 설계, 검증, 생산 역량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DV 전환에 따라 확장성 있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게임·스포츠·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 솔루션도 개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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