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버팀목이 돼준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재정 셧다운에 대한 위기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보증 기관이 대신 갚아줘야 하는 자영업자 대출 대위변제율이 올해 1월 당초 추정치보다 높은 2.4%를 기록한 뒤 5월 3%를 넘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지역신용보증재단 대위변제율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대출받은 소상공인 대신 지역신보가 갚아야 하는 대위변제율은 3.1%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실이 정점에 달했던 2012년(3.0%) 수준이었던 4월 수치를 넘어 최고치를 다시 갱신한 것이다. 지역신보가 연구 용역을 통해 산출한 올해 대위변제율 추정치인 2.347%(저성장·고금리 상황 기준)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문제는 지금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신보 중앙회가 최근 내부 검토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대위변제율 고공 행진이 지속되면 올해는 3.7%까지 확대되고 내년에는 4.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대로라면 2025년에는 대위변제율이 무려 5.1%까지 치솟을 것으로 분석됐다.
대위변제의 전 단계로 보증 기관에 채무를 대신 갚아줄 것을 청구하는 보증부실률(사고율)도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대출 상환 유예와 만기 연장 등의 조치로 1.5~2.0% 수준을 유지하던 사고율은 올 5월 4.7%까지 높아졌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가 9월에 종료된다는 점이 심각성을 더한다.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경우 원금 상환을 하지 못하는 자영업자의 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신보의 재정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의원은 “자영업자발 금융 리스크가 폭발하면 경제에 치명적 결과를 미칠 뿐만 아니라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무더기 계층 추락 현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며 “정부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채무 조정과 금융 비용 부담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