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하루 확진자 5만 7000명 넘었다…"깜깜이 환자 고려하면 사실상 10만명대"

26일 하루 확진자 5만 7220명
1월10일 5만 9934명이후 최다
면역저하, 활동↑, 방역완화 영향
폭염속 에어컨 사용증가도 요인
병원 마스크의무 해제놓고 고심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질병청

“오늘 외래 진료를 보는데 코로나19 환자가 꽤 많습니다. 특히 고령층 위주로 코로나19에 많이 감염되고 있습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면역력 저하와 휴가철 활동량 증가, 방역 조치 완화 등이 맞물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새 당국이 공식 집계한 하루 최다 확진자는 5만 7220명이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일 확진자가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최선의 방어막은 마스크 착용, 최고의 대응책은 치료제 투약이라는 조언이다.


3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5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간 일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만 5529명으로 직전 주 3만 8802명 대비 17% 급증했다. 주간 단위로 5주째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특히 26일은 5만 7220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1월 10일 5만 9934명 이후 최대치다.


전문가들은 최근 확진자 증가세는 자연 감염과 백신을 통해 얻은 면역력의 감소, XBB 1.5 등 면역 회피력이 강한 새로운 변이의 출현, 여름 휴가철 인구 이동량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했다. 또 여름철 에어컨 가동으로 인한 밀폐된 공간에서의 생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방역 조치 완화도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증상이 미미한 사람이나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확진자는 (공식 집계치의) 최소한 2배 이상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밀폐 공간에서의 활동량 증가, 휴가철 요인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감염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밀폐된 공간에서는 특히 고위험군의 경우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진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항바이러스제가 처방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로 병원급 의료기관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계획하고 있는 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8월 중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내려가면 코로나19 대응 체계는 일반의료 체계로 전환한다. 동시에 병원급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된다.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당분간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행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서 (병원급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질병청은 ‘코로나19 위기대응단계 조정 로드맵’ 전면 수정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로드맵 방향은 유지한다”며 “고위험군 보호를 중심으로 하는 대응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로드맵 2단계가 시행되면 검사비와 치료비는 대부분 자기 부담이 된다. 인공호흡기나 인공심폐장치(에크모) 사용 등에 따른 고액 치료비 지원만 당분간 계속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