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MMF' 한달만에 1조 돌파…운용사 10곳 더 뛰어든다

삼성 등 6개 자산운용사 선보인
달러표시 MMF설정액 1조857억
가파른 성장세에 他운용사도 눈독
한화 '美달러화법인' 이달 말 출시
개인용 외화MMF 상품도 대기


미국 달러화 등 외화를 맡기고 투자 수익을 얻는 외화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이 열린 지 한 달 만에 1조 원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달러 MMF 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자산운용사들이 급격히 증가할 태세다. 금융투자 업계는 달러 MMF가 기존 외화 예금이나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데다 국고채 중심 투자로 안정성까지 갖춰 기업들의 뭉칫돈이 대거 몰릴 것으로 기대했다.


1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이달 말 법인용 달러 MMF 상품인 ‘한화 미달러화 법인 MMF’를 출시한다. 한화운용은 앞서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4일부터 발생했다고 8일 공시한 바 있다. 한화 미달러화 법인 MMF는 유동성이 높은 1년 이내 미국 채권에 주로 투자하고 나머지는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정기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분산투자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한화운용뿐 아니라 9개의 자산운용사가 외화 MMF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며 금융 당국에 신규 펀드 출시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법인용 달러 표시 MMF 출시 준비에 분주한 것은 외화 MMF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 등 6개 자산운용사가 지난달 출시한 달러 표시 MMF의 총 설정액은 전날 기준 1조 857억 원에 달했다. 삼성운용의 ‘달러표시MMF법인제1호’와 한투운용의 ‘한국투자법인용달러MMF’는 지난달 13일 출시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각각 7084억 원, 985억 원의 돈이 몰렸다.


이후 법인용 달러 MMF를 선보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IBK자산운용에도 각각 814억 원, 903억 원이 유입됐다. KB자산운용이 지난달 말 출시한 법인용 달러 MMF에는 409억 원이 들어왔으며 이달 7일 출시된 우리자산운용의 ‘우리다같이국공채법인달러MMF 1호’에는 불과 3일 만에 662억 원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MMF는 하루만 넣어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초단기 수시 입출식 실적 배당 상품이다. 만기 1년 미만인 채권과 CP·CD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기존에는 원화로만 MMF 운용이 가능했는데 지난해 8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달러·위안화·홍콩달러 등으로 표시된 외화로도 MMF를 운용할 수 있게 됐다. 금융 당국이 외화 MMF 출시를 허용한 것은 공모펀드 활성화를 유도하고 수출 기업의 외화 운용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현재까지 출시된 미 달러 MMF의 경우 주로 만기 1년 이하 초단기 국채(T-bill) 등에 투자해 안정성을 우선으로 하면서 달러 CP와 CD 등에 투자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기존 외화 예금 대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수시 입출금식 단기 금융 상품 특성을 활용해 유동성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수출 업체들의 단기 외화 보관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채의 초단기 금리가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외화 MMF의 재투자 수익률 또한 당분간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운용사들이 제시하는 기대 수익률은 5%대로 달러 정기예금 수익률(7일 미만 연 3.4~4.3%, 1개월 연 4.5~4.7%)이나 외화 RP(4.0~4.4%)보다 높다.


업계는 외화 MMF 출시로 예금에만 쏠린 수출 기업들의 외화 자산 운용 수단이 크게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향후 법인용 달러 MMF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달러 외에도 위안화·홍콩 등 다양한 MMF 상품이 등장하고 개인용 외화 MMF도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용 외화 MMF를 출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모두 마련됐다. 금투협 관계자는 “개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달러 투자 상품은 RP 상품이나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 많지 않은데 개인용 달러 MMF가 출시되면 투자자들의 선택 폭이 더 넓어질 것”이라며 “법인용 외화 MMF 시장이 충분히 성장하면 운용사들의 개인용 외화 MMF 출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