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도시에 미래 경쟁력 달렸다”…서울서 부산까지 순천發 ‘정원 열풍’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벌써 600만 목전
서울 이어 부산·세종 등 곳곳 정원도시로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규모 확대 나서기도

노관규(왼쪽) 전남 순천시장이 지난 5월 '정원도시 서울' 구상을 위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인구 28만 명 수준인 순천시가 ‘생태도시’ 정책을 앞세운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전국 대도시에 정원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속가능한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생태도시 기반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서울에 이어 부산, 세종 등이 벤치마킹에 속속 나서고 있다.


15일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올 4월 1일 개막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행사 중 가장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개장 첫날 15만 명의 인파가 몰렸고, 이후 12일 만에 100만 관람객을 달성했다. 84일차인 6월 23일 관람객 500만 명을 돌파했고 최근에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600만 명 수준으로 누적 관람객이 늘었다.


특히 수많은 인파와 차량이 몰려들었지만 안전사고나 교통체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등 완벽한 국제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3년 열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토대로 쌓은 노하우와 드론·안전관제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철저히 대비한 결과라는 게 순천시의 설명이다.






대규모 관람객 유치로 인한 경제 효과도 막대하다. 박람회 기간 순천을 찾은 관람객들은 인접 도시인 여수·광양 등에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가 전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생산 유발 1조 6000억 원과 고용 창출 2만 5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순천은 이번 박람회로 ‘생태수도’ 이미지를 전국에 각인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환경, 교육, 정주 여건이 고루 갖춰지면서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도 부상하고 있다. 거점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 사업 선정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스코리튬솔루션 등 대기업 투자를 연신 이끌어내며 미래 성장동력까지 확보했다. 순천을 벤치마킹 대상지로 삼아 서울을 비롯한 각 지자체와 기관, 단체, 연구소 등 전국에서 300여 곳이 박람회를 찾아 노하우를 청취했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정원 조성을 통한 박람회 유치에 뛰어드는 지자체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간부들과 함께 순천을 찾았다. 며칠 후 ‘정원도시 서울’ 구상을 발표하고, 노관규 순천시장을 전국 지자체장 중 처음으로 ‘미래서울 아침특강’ 강사로 초대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이 방문해 지방정원 조성과 탄소중립 관련 정책 수립에 혜안을 얻어갔다. 이후 부산시는 이달 1일 삼락둔치 일원 250만㎡의 하천부지를 제1호 부산 낙동강 지방정원으로 등록·고시한다고 밝혔다. 세종시도 2025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거제시도 대한민국 3호 국가정원을 목표로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성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 밖에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유치에 도전장을 내민 울산시도 국내 두 번째 국가정원인 태화강국가정원의 규모를 확대하고 세계적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기로 하는 등 태화강 일대에 대대적인 준비하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생태가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철학을 갖고 도시 전체를 생태도시이자 정원도시로 조성했다는 점이 순천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정원의 역사가 깊은 유럽에서도 볼 수 없는 창조적인 정원을 만들어 낸 만큼 이번 박람회를 토대로 우리의 정원을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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