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코스닥 상장사들 역시 매출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지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특히 적자 기업의 숫자와 비중이 늘고 부채비율도 증가했다. 업종별 온도 차도 뚜렷했다. 경기의 바로미터인 전통 제조업이나 정보기술(IT), 운송, 건설 업종은 매출과 이익 모두 큰 폭으로 줄었지만 코로나 종식으로 레저와 엔터·숙박 등은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가 17일 발표한 ‘2023 사업연도 상반기 결산 실적’에 따르면 코스닥 12월 결산법인 1112개사의 연결 기준 매출은 136조 1186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2% 증가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급감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5조 5827억 원으로 36.1% 줄었고 순이익은 4조 1313억 원으로 41.4% 급감했다.
코스닥 1112개사의 총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줄어 영업이익률은 4.1%로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최근 3년 연속 하락세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은 69조 4730억 원, 영업이익은 3조 2035억 원으로 1분기보다 각각 4.2%, 34.7%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1조 7438억 원으로 같은 기간 27% 줄었다.
제조업과 IT 부문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제조업은 그나마 매출(65조 3215억 원)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2조 9352억 원)은 20.2% 급감했다. IT는 매출(39조 9269억 원)이 7.2% 줄고 영업이익(6664억 원)은 78.8%나 급감했다. IT 산업의 영업이익률은 1.7%에 불과했다. 건설(-34.1%)과 운송업(-62%)의 상반기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
반면 오락·문화와 숙박·음식 업종은 매출과 이익이 급증했다. 오락 문화 업종의 매출은 2조 7355억 원으로 46.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056억 원으로 3배 이상(212%) 늘었다. 숙박·음식 업종 역시 매출은 6165억 원으로 203%, 영업익은 1916억 원으로 326% 늘었다. 오락 문화 업종은 국내 엔터사들의 활약이 배경이다.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는 매출 101%, 영업이익이 118% 각각 늘었다. 숙박 업계에서는 아난티의 매출이 278%, 영업이익은 343% 폭증했다.
적자 기업 수와 비중도 늘어 코스닥 기업 10곳 중 4곳이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1112개사 중 적자 기업은 438곳(39.4%)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적자 기업은 372곳으로 비중은 35%였다. 상반기 적자로 전환한 곳이 174곳, 적자 지속 기업은 264곳이었다. 업종별로는 IT(183개), 제조(174개), 기타(81개) 순이었다.
적자 전환 숫자가 가장 많은 곳도 IT 업종이었다. 총 86개 기업이 적자로 돌아섰다. 제조업은 62개 기업이 적자에 빠졌다. 기업별로는 휴마시스(205470)가 순익이 2511억 원 줄며 적자 전환했고 심텍홀딩스(036710)(-2153억 원), 씨젠(096530)(-1013억 원)도 큰 손실을 봤다.
코스닥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108.83%로 지난해 말(107.22%) 대비 소폭 증가했다. 부채비율 상위 기업에는 코다코(046070)(1578%), 와이더플래닛(321820)(1333%), 케이프(064820)(1208%) 등이 올랐다. 엑스페릭스(317770)(3.4%)와 에이치엘사이언스(239610)(3.5%),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3.6%), 툴젠(199800)(3.9%) 등은 부채비율이 매우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