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빵 '핫'해졌다

밀·원유·유가 등 생산비 올라
9월 빵 소비자물가 5.8% 껑충
공장형 베이커리 제품 다양화
가격·맛 가성비 앞세워 승부수
3년간 年평균 5.1%성장 전망

신세계푸드 바질치즈 치아바타 샌드위치(왼쪽부터), 오뚜기 '꼬리까지 가득 찬 붕어빵', 레디비 대파 치즈 베이글. 사진 제공= 신세계푸드·오뚜기·spc삼립







냉동빵 시장이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빵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6%가량 오르는 등 먹거리 물가가 크게 뛰면서 가격이 저렴한 베이커리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신세계푸드(031440)와 오뚜기(007310), SPC삼립(005610) 등 식품업체들은 홈베이킹 전용 브랜드를 선보이며 냉동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의 지난해 냉동 생지와 샌드위치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251%, 180% 성장했다. 냉동 생지는 성형을 마친 빵 반죽을 급속 동결시킨 제품으로, 해동 후 오픈이나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면 간편하게 갓 구운 빵을 만들 수 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냉동 생지 매출이 크게 늘면서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SSG닷컴, 네이버 등 온라인 냉동 생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하면서, 지난 4월에는 프리미엄 라인인 ‘베키아에누보’ 6종을 출시했다.


냉동빵이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베이커리 소매점과 비슷한 수준의 맛을 내면서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초 이어진 국제 밀 가격 상승으로 빵 가격이 일제히 오른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유행하는 ‘소금빵’의 경우 베이커리 소매점에서 사면 1개에 4000원 수준이만, 냉동 생지를 구입하면 개당 1600원 꼴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빵이 전년 대비 5.8%, 케이크가 8.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빵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며 최근 1~2년간 연일 고공행진 했다.


냉동빵은 대량 생산뿐만 아니라 운송과 보관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제조업체들 입장에서도 생산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지난 8월 이달부터 음용유용 원유 가격을 리터당 88원 올리기로 결의했다. 아울러 최근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부자재비가 전반적으로 크게 오르면서 생산 비용 부담이 누적돼왔다. 고물가로 인한 ‘주방의 공장화’가 베이커리 영역에서도 가속화하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천안·김포·오산·성수의 냉동빵·케이크 공장에 인력 채용을 대거 늘리며 공장형 베이커리 생산을 늘리고 있다.


냉동빵은 팬데믹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홈베이킹이 유행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2018년 231억 원, 2019년 296억 원이던 냉동 생지 시장 규모는 2020년 413억 원으로 43%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600억 원대까지 성장했다. 업계는 오는 2026년까지 매년 연평균 5.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기존의 베이커리 전문 업체들뿐만 아니라 다른 식품업체들도 냉동빵 제품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달 붕어빵을 냉동빵 형태로 만든 신제품 2종을 선보였다. SPC삼립은 지난 8월 홈베이커리 브랜드 ‘레디비’를 론칭하고 파베이크(빵 반죽을 80~90% 정도만 구운 뒤 급속 냉동한 것) 제품과 냉장, 냉동 제품으로 다양한 라인업의 냉동빵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097950)은 2019년 ‘고메 베이크’를, 롯데웰푸드(280360)는 2020년 지역 베이커리와 손잡고 ‘상생빵상회’를 선보인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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