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에어버스, 같은날 K항공·방산에 '러브콜'

■아덱스 앞두고 韓과 협력 확대
에어버스 "韓에 R&D센터 건립"
핵심부품 조달·헬기 공동 연구
보잉도 KAI 공급망 적극 활용
동북아 상용기 시장 성장 대응

로익 폭슈홍 에어버스 한국지사 수석대표가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R&D센터 설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에어버스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 에어버스가 17일부터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아덱스)를 앞두고 우리나라 항공우주 업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내 항공우주 방산 수요가 급격하게 커지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붕괴된 글로벌 항공기 제조 공급망이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국내 제조사들의 협력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익 폭슈홍 에어버스 한국지사 수석대표는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국내 기업들과) 차세대 헬리콥터, 우주 위성 공동 개발과 같은 새로운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한국의 항공우주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R&D) 센터 설립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와 대한항공 등을 통해 상용 항공기, 민간 및 군용 헬기와 군용 수송기 등 핵심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특히 민항기 기종의 거의 모든 부품은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KAI는 A320 단일 통로기의 동체 구조물과 A330 및 A350 이중 통로기를 위한 날개 부품을 만들고 대한항공 우주사업본부도 A320neo와 A330neo에 장착되는 윙탑 장치를 생산하고 있다. 양 사를 통해 수많은 국내 중소기업 협력사도 외주 계약을 맺어 작업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헬리콥터나 위성 등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할 방침이다. 폭슈홍 대표는 “에어버스의 목표는 헬리콥터, 방위 및 우주산업과 더불어 공급망 분야에서 국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KAI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과 소형무장헬기(LAH), 해병대 상륙 공격헬기 등 제품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



데이브 슐트 보잉 아시아태평양지역 마케팅총괄이 16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보잉

보잉도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고 동북아시아 상용기 시장 성장 전망치를 공개하며 국내 공급망 강화에 대한 속내를 내비쳤다.


데이브 슐트 보잉 상용기 아태지역 마케팅 총괄은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23 상용기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20년간 동북아 여객 수송량이 연간 5.9%씩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슐트 총괄은 “단거리 및 장거리 노선을 위한 광동형(동체가 큰) 항공기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단일 통로형 기체 인도량이 증가하면서 동북아 저비용항공사(LCC)의 확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 지역 항공사들은 2042년까지 1350대의 신형 상용기를 주문할 것이라고 슐트 총괄은 덧붙였다.


상용기 시장 성장세에 보잉은 국내 제조 공급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KAI와 보잉은 B787과 B777X 조종면에 장착되는 복합재 부품 공급계약을 처음으로 체결했다. 이 복합재는 부식에 강하고 인장 강도가 높아 기술력이 필요하다. 국내 항공우주 기업들과의 협업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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