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업종변경…"퍼주기 아닌 체질개선 유도해야"

[은행 지역신보 출연요율 상향]
◆ 소상공인 지원제도 개선 목소리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소상공인 지원 제도가 자생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빚으로 연명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디지털 전환이나 업종 변경 등을 독려해 체질 개선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 2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말보다 358조 원 불어난 것이다. 정부와 금융기관은 저금리 대출,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해 지원해왔지만 역부족이다. 지난해와 올해는 폐업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금융 지원보다 체질 전환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인식은 올해 5월 조사 기준 100점 만점에 평균 43.3점에 불과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법을 적극 교육해야 한다”며 “키오스크·스마트오더·서빙로봇 등을 도입해 인건비도 절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세 소상공인의 업종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대면 중심의 숙박·음식점업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5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 소상공인 중 81.3%가 ‘경영 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초까지는 고물가·고유가에 더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가 재정을 더 풀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이 거시적인 산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 판로 개척, 사업 전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