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안동서 유림과 간담회…이틀째 TK 끌어안기

안동서 '중앙지방협력회의' 주재
전날 박정희 추도식 참석 이어서
핵심 지지층 대구·경북지역 공략
1960년대 '수출진흥회의' 열람
복합 경제위기 돌파 '열공모드'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북 안동 병산서원에서 열린 유림 간담회에 참석해 허리를 굽힌 채 지역 유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중동 순방 이후 첫 지방 일정으로 경북 안동을 찾았다. 전날 현직 대통령로는 처음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데 이어 연이틀 ‘대구·경북(TK) 끌어안기’에 나선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핵심 지지층을 다지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안동시 경북도청에서 제5회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이 경북을 찾은 것은 7월 집중호우 피해 점검차 경북 예천군을 방문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이날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는 대규모 지방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안동 병산서원을 찾아 지역 유림과 간담회를 하기도 했다.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을 모시는 서원으로 2019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윤 대통령은 “전통을 존중하고 책임을 다하는 것이 유림의 정신”이라며 “저도 대통령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직후 ‘당선인 지역 방문’ 당시 첫 행선지로도 안동을 선택한 바 있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행보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전후로 약세를 보이는 영남 지역 지지율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연 확장에 나서기 전 집토끼 다지기에 나섰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조사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구간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의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율은 보궐선거 전후로 58%에서 45%로 13%포인트 급락했다. 윤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계기로 49%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50%를 넘기지 못하는 모양새다.


전날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묘소를 함께 참배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현직 보수 대통령이 손을 맞잡아 영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겠다는 평가에서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로 평가하며 “박 전 대통령의 정신이 국민을 단합시켰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박 전 대통령의 경제위기 돌파 전략 스터디에도 최근 열의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순방 기간 경제 복합 위기 극복 의지를 다잡기 위해 박 전 대통령 시대의 ‘수출진흥회의’ 자료도 살펴봤다. 국가 주도 수출전략을 통해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기록했던 경험을 벤치마킹하겠다는 의도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본인이 주재한 수출전략회의에서도 “박정희 대통령은 16년 동안 180회의 수출전략회의를 했다. 한 달에 한 번꼴”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대통령실은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다음 달 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방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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