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장대비 이어 눈예보까지.. 11월의 '도깨비 날씨'

마포서 가림막 붕괴 행인 2명 중상
천둥·번개·돌풍에 추락 사고 위험도
전국서 침수 신고 접수 800건 이상
비바람 그치고 급격한 기온 하락에
한파주의보 발령·눈발 소식까지

6일 오전 서울시청 인근 세종대로에서 시민들이 우산으로 거센 비바람을 막으며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간밤에 바람에 창문이 너무 덜컹대길래 깨질까봐 일어나 테이프를 붙이고 도로 잤습니다.” (서울 거주 김 모 씨, 30대 직장인)


“지난주에는 반팔을 입었는데 오늘은 패딩까지 꺼냈어요.” (경북 거주 윤 모 씨, 20대 학생)


6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강풍특보가 내려지고 장대비가 쏟아졌다. 전날 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거센 비바람에 나무가 쓰러지고 도로 곳곳이 침수되는 등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오후부터는 비가 점차 소강 상태를 보였지만 여전히 비가 오는 일부 지역에서는 급격한 추위에 눈발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기상청은 올 가을 첫 한파특보를 발령하고 비바람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정오 기준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특보가 발효됐으며 최대순간풍속 70㎞/h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7일 오전 9시~정오까지 강풍이 예상된다며 낙하물 안전사고 등에 주의하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 마포구의 한 건물 공사 현장에서 바람에 가림막이 쓰러져 행인 2명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 사고로 40대 남성이 얼굴을 다쳤으며 5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6일 오후 1시 6분께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도로에서 가로수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있다. 대전=연합뉴스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는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시간당 2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며 호우주의보도 내려졌다. 빗물에 떠내려간 낙엽 더미가 배수로를 막아 도로가 침수되는 상황도 비일비재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침수 피해 관련 소방대원 출동 건수는 825건으로 인명 구조가 3건, 급·배수 지원이 41건, 안전조치가 781건이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급류로 인해 고립된 시민을 구하는 등 인명 구조 사례도 1건 있었다.


비바람의 영향으로 날씨가 급작스레 쌀쌀해지자 기상청은 강원 태백·북부산지·중부산지·남부산지와 경북북동산지에 첫 한파경보도 발령했다. 서울 동북·서북권, 경기 대부분 지역과 충북 제천·단양, 경북 영주·봉화평지, 강원도 고성평지·영월·춘천 등에도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한파경보와 한파주의보는 각각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 대비 15도, 10도 이상 하강해 3도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도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7일 서울과 강원도 북부 상당수 지역은 영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급락한 기온에 ‘도로 살얼음’ 주의보는 물론 눈 소식까지 들려왔다. 강원산지와 경기북부·경기동부·강원내륙·경북북동내륙·경북북동산지 등에서는 7일 새벽부터 비가 눈으로 바뀌어 쌓일 것으로 예보됐다.


이는 지난주 전국 곳곳에서 최고기온이 30도에 달하는 등 ‘역대 가장 따뜻한 11월’을 기록한 것과는 딴판인 모습이다. 기상청은 이번 한파가 겨울철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인 ‘삭풍’에 의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달 초 들어 평년보다 10도 이상 따뜻한 날이 지속되다가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진 점도 체감상 추위가 크게 느껴지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상청은 8일까지 추위가 이어지다가 9일부터는 도로 예년보다 다소 포근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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