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시의 한 언어치료 센터에서 장애가 있는 아들이 30대 강사에게 상습 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부모가 폭행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9월 촬영된 영상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가 강사 A씨와 함께 개별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수업 도중 아이가 상의에 한쪽 팔만 넣은 상태에서 손을 내밀자 A씨는 도와주는 듯 반대편 팔을 잡다가 갑자기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아이의 뺨을 손으로 때린다.
체격이 건장한 A씨에게 뺨을 맞은 아이는 넘어질 듯 옆으로 휘청거리다가 이내 다시 붙들려 A씨 앞에 선다.
또 다른 영상에서 A씨는 아이의 책상에 두 발을 올리고 의자에 반쯤 눕듯이 앉아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한 모습이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아이는 그저 A씨를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
영상을 공개한 부모 B씨는 “말을 못 하는 아이라서 이렇게 마음 놓고 때렸을까요? 가슴이 아파 잠도 못 잔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B씨는 "미처 촬영하지 못했지만, 다른 CCTV 영상을 보면 게임에 열중하던 A씨가 아무 이유 없이 가만히 앉아 있는 아들의 따귀를 두 차례 때리는 모습도 있었다"며 "발로 머리를 차거나 뒤에서 목을 조르고 밀치고 넘어뜨리는 등 횟수를 셀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CCTV 영상에서 B씨의 아이 외 다른 아이를 때리는 모습도 함께 담겼다.
B씨의 아이와 비슷한 장애를 가진 C군이 찍힌 영상에서 A씨는 자기 입 모양을 보고 C군이 책상에 놓인 두 개의 물건 중 한 가지를 고르는 수업을 진행한다. C군이 정답이 아닌 다른 물건을 고르자 A씨는 C군의 뺨을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밀친다.
이후 D군이 정답을 고르자 A씨는 만족한 듯 C군과 하이 파이브 하듯 손바닥을 마주친 뒤 이내 다시 스마트폰 게임을 시작한다.
영상에 대해 B씨는 "A씨가 센터에 수개월 동안 있었는데 잠깐 확인한 9월 부분에서만 폭행 정황이 수도 없이 나왔다"며 "이 아이들 말고도 피해를 본 아이들이 더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폭행 문제가 불거지자 A씨는 현재 해당 센터를 그만둔 상태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피해 학부모로부터 고소장을 제출받아 아동학대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센터 내 CCTV 영상을 분석해 구체적인 행위와 피해 범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분석을 마치는 대로 A씨를 소환해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