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둔화되는 모습에 국채금리가 하락하자 미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이 한숨 돌리고 있다.
1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 ETF’는 전날보다 2.3% 오른 83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상품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공포가 극에 달하던 지난달 말 7700원까지 추락했지만 긴축 우려가 줄어들면서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 ETF(3.5%)’와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2.4%)’도 이날 상승 마감했다.
미국 장기채 ETF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인 것은 미국 물가 하락 덕이다.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다는 분석에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연 4.5% 아래로 떨어져 한때 4.4%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국내에 상장된 미국 장기채 ETF 12개를 5824억 원어치나 사들였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 공포가 극에 달하던 9월 말 이후로도 1150억 원가량을 사들이면서 적극적으로 저점 매수에 나선 바 있다. 7월 이후 이달 14일까지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 수익률이 -13.7%,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가 -13.5%를 찍으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지만 이제는 바닥이라는 인식에 ‘물타기’를 한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금리가 기존 전망보다 빠르게 내려가지 않겠느냐는 장밋빛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쇼트커버링(공매도 물량 청산을 위한 매입) 등의 영향에 당분간 미 국채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추후 물가와 경제지표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물가 하락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저효과 등을 고려하면 속도는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며 “미 연준의 목표보다 높은 수준의 물가가 이어지면 결국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투자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연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준금리를 오래 가져가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는 만큼 장기채 투자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