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운영을 중단한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의 독수리가 사자에 이어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졌다.
16일 김해시와 청주동물원에 따르면 부경동물원에서 홀로 사육되던 천연기념물 독수리 한 마리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청주동물원으로 이송됐다.
독수리는 멸종위기 2급 조류이자 천연기념물로 동물원에서 사육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얻어야 하는데, 지난 8월부터 폐쇄 수순에 들어간 부경동물원은 2018년 허가가 만료된 이후 이를 갱신하지 않았다. 이에 문화재청은 관련 법에 따라 독수리를 적절히 보호할 수 있는 청주동물원으로 이송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독수리는 지난 2013년부터 부경동물원에서 지내왔으며 나이는 17살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까지는 암컷 독수리와 함께 사육장에서 지냈으나 암컷 독수리가 급성심정지로 사망한 뒤에는 지금까지 홀로 지내왔다.
부경동물원은 운영을 중단한 뒤에는 관리인 1명이 50여 마리의 동물들을 보살피고 있으며, 지역 동물단체 ‘부산 동물학대방지연합’이 매달 먹이 지원을 하고 있다.
김해시는 독수리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전날 김해시 협약 동물병원으로 독수리를 이동시켜 1차 건강검진을 시행했다. 곽광원 김해시 문화유산관리팀장은 “사자 ‘바람이’와 부경동물원의 이야기가 전해지며 문화재청이 독수리의 사육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달 동물원을 찾았고, 얼마 전 무허가 사항을 확인하고 이동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독수리는 청주동물원으로 이동해 며칠간의 격리 생활을 거친 뒤 단계적으로 다른 독수리들과 합사할 예정이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1차 건강검진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독수리의 눈빛이 나쁘지 않고 양호해 보인다. 청주동물원으로 이동해서는 일단 격리장소에서 며칠간 안정을 취한 뒤 검역절차와 분변 검사, 엑스레이 검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청주동물원에는 5마리의 독수리가 산다.
앞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채 좁은 사육공간에서 지내던 사자 바람이가 시민들의 항의를 받고 구조돼 지난 7월 청주 동물원으로 이동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