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상승·소비위축에…카드·캐피털, 실적둔화 지속

◆3분기 카드사 당기순익 4% 감소
KB국민 808억…전년比 25% 뚝
캐피털은 대형업체 위주로 선방
"4분기 실적 더 악화될 가능성"


카드사 및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이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조달 비용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3분기 실적이 대부분 악화됐다. 카드사들 중에서는 대형 업체들이 부진한 반면 캐피털 업계에서는 대형사들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여신 업계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BC카드)들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840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761억 원)보다 4.02%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1621억 원에서 1605억 원으로 0.99% 줄었고, 삼성카드는 1405억 원에서 1395억 원으로 0.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롯데카드는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KB국민카드는 올 3분기 당기 순이익 808억 원으로 전년 동기(1079억 원)보다 25%나 감소했고 롯데카드는 932억 원에서 597억 원으로 36% 급감했다. 우리카드도 449억 원에서 358억 원으로 20% 이상 순이익이 줄었다. 반면 현대카드(521억→685억 원), 하나카드(469억→548억 원), BC카드(263억→390억 원)는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캐피털사 가운데서는 신한캐피탈이 올해 3분기 1028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788억 원에서 30.46% 늘었고 캐피털 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 역시 올해 3분기 127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17억 원)보다 13.97% 늘었다. 반면 KB캐피탈은 535억 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2.73% 줄었고 하나캐피탈은 704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21.5%나 순이익이 감소했다. 대형사들의 선전으로 캐피털사 4곳의 총순이익은 지난해보다 5.6% 정도 증가했다.


여전사들의 실적 악화는 고금리로 조달 비용이 상승한 데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 및 부동산 등 경기 침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여전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원인 여전채 발행 금리는 AA+기준 올해 2분기 4.03%에서 3분기 4.44%로 0.4%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신용카드 승인액 역시 증가하고는 있지만 증가율이 올해 1분기 11.5%에서 2분기 4.1%로 떨어진 뒤 올해 3분기에는 2.4%까지 낮아졌다. 여기에 캐피털사들이 집중해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대출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4분기 실적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리가 단기간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적은 반면 금융 당국이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한 데 따라 여전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은 전월 대비 34.2% 증가한 7조 1193억 원을 기록한 반면 여전채 발행액은 4조 4830억 원으로 약 20% 줄었다. 한 여전사 관계자는 “한국전력의 영업 적자로 채권시장에 여전채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한전채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은행채까지 쏟아지면 여전사들의 조달 여건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전사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여건을 완화하고 외화채 발행 한도를 풀어주는 등 여전사 조달 여건 개선에 관한 금융 당국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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