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데 같이 살자"…'로맨스 스캠' 억대 피해금 전달책 실형

피해자 16명, 6억6000만원 송금
창원지법, 징역 6개월 선고

사진 설명


일명 '로맨스 스캠' 피해금을 전달받아 조직원에게 송금한 50대 전달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로맨스 스캠은 피해자들에게 무작위로 연락해 친밀감을 쌓은 뒤 금전을 요구해 받아 챙기는 범죄다.


창원지법 형사2부(서아람 부장판사)는 사기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해외 계좌로 송금한 금액 중 7475만원만 재산국외도피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죄로 인정했다.


A씨는 2021년 5월부터 6월까지 자기 계좌로 송금받은 로맨스 스캠 피해금 중 일부인 4450만원을 조직원 국내 계좌로 송금(사기방조)하고 5억1230만원을 조직원 해외 계좌로 보낸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재산국외도피)로 기소됐다.


이들 조직은 예멘에 파견된 유엔 소속 의사를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이후 한국에서 같이 살자며 한국에 보낸 소포 택배 요금과 세금을 대신 내달라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렇게 속은 피해자만 16명이다. 이들은 2021년 3월부터 7월까지 이들 조직에 6억63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이들 조직원으로부터 자신들이 지정하는 계좌로 피해금을 송금해주면 송금액의 1%를 받는 조건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조직원이 송금을 부탁하는 돈이 사기 범행 피해액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좌를 제공하고 편취금을 송금해 조직원들 범행을 도왔다"며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고 사기방조 피해자에게 합의금 일부를 전달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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