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FOCUS] "年 36% 고성장 시장 잡자"… LGD, 차량용 OLED '핀셋투자'

[LGD 유증, 반등 마중물 되나]
올 차량제품 수주 잔액 20조 달해
성장동력 중소형 OLED 집중투자
BOE 8.6세대 추격 뿌리칠지 주목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사진제공=LG디스플레

LG디스플레이가 1조 4000억 원대 유상증자로 기사회생을 노린다. 운영자금 활용, 채무 상환 등으로 설비투자에 쓸 수 있는 돈이 제한돼 있는 가운데 회사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핀셋’ 투자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중국 BOE의 공격적인 OLED 시장 진입을 방어할지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달 18일 공시를 통해 발표한 1조 4000억 원 유상증자 금액에서 운영자금으로 5483억 원, 채무 상환 자금으로 3936억 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누적 2조 6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데 유증을 통해 '성장동력’이 될 부문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연간 5조 2000억 원을 설비투자에 활용했던 LG디스플레이는 올해는 3조 원대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낮은 2조 원대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LG디스플레이의 정관에 따르면 발행 가능한 주식 수는 5억 주다. 이번 유상증자로 한도를 채우면서 추가 발행은 정관 변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만큼 이번 유증 이후 ‘핀셋’ 투자가 중요한 이유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제 ‘돈 되는’ 사업 위주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정보기술(IT)용 OLED 생산라인 증설에 1088억 원, 자동차용 OLED 라인에 1033억 원, 모바일용 플라스틱 OLED(POLED)에 952억 원을 신규 투자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패널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는 세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주력인 OLED TV 패널 시장의 부진 속에서도 노트북·태블릿PC 등 IT 기기, 차량 등에서 중소형 OLED 패널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한 것이다. 특히 차량용 OLED 패널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36%로 관측되고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차량 제품 수주 잔액은 약 20조 원까지 오를 만큼 인기다.


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태블릿·차량용 OLED 확대에 따른 실적 수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요 고객사의 태블릿용 OLED 채용에 힘입어 IT 패널 매출이 1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사업 강화로 안정적인 실적을 만들면 곧바로 중국 라이벌 회사인 BOE의 거센 추격을 뿌리칠 채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BOE는 최근 LG디스플레이보다 먼저 8.6세대 OLED 라인에 1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새로운 수장이 된 정철동 사장은 1일 취임사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무엇보다 급선무”라며 “고객과 약속된 사업을 철저하게 완수하고 계획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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