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식의 선방에 힘입어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의 매파적 발언, 고용시장 호조를 나타내는 지표 등으로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지만 기술주가 이를 버티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18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01.94포인트(+0.54%) 상승한 3만7468.6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1.74포인트(+0.88%) 오른 4780.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0.03포인트(+1.35%) 뛴 1만5055.65에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 관련 종목과 애플의 상승이 전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TSMC는 올해 연 매출이 20% 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9.8% 상승했다. 미국 매체 배런스는 “이는 전체 반도체 시장성장률의 약 2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투자 및 리서치 회사 베어드의 전략가인 로스 메이필드는 “TSMC의 전망 업데이트가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며 “TSMC의 전망은 대다수 기업들이 관여돼 있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낙관론에 힘을 보태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엔비디아가 1.88% 오른 것을 비롯해 퀄컴, 마이클칩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애플은 3.26% 올랐다. 전날 미 연방순회항소법원이 애플워치의 일부 기종 수입을 금지한 당국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애플의 주장을 기각하며 판매가 막혔다. 그럼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이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BofA 증권은 애플의 목표 주가도 208달러에서 225달러로 상향했다.
보잉은 인도의 신생항공사 아카사항공이 150대의 737맥스 기종을 주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4.21% 상승했다. 주문에는 최근 부품 결합 문제가 발생한 737맥스9 기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의 발언 등은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먼저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을 올 3분기를 제시했다. 그는 이날 애틀랜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최근의 인플레이션의 진전과 경제 상황을 전망에 반영했다”며 “이에 기준금리를 정상화하기 시작하는 시점을 기존 4분기에서 3분기로 앞당겼다”고 말했다. 3월에 첫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는 금융시장의 시각과 차이가 크다. 보스틱 총재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며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위원이다.
지난주의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8만7000것으로 최근 16개월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주의 청구건수가 2만800건으로 직전주 대비 1만7176건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는 여전히 인력이 모자란 고용시장 환경을 반영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뉴욕주의 방학기간의 시작이나 종료에 맞춰 이런 일은 일년에 여러 차례 발생하고, 연말연시 연휴 시즌에만 채용하는 일자리가 생기고 사라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이에 고용의 정확한 추세를 확인하려면 2월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3.9bp(1bp=0.01%포인트) 상승한 4.142%를 기록했다. 연준의 정책 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1bp 미만으로 상승해 4.355%를 기록했다.
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 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 55.5%에 이어 현재 57.1%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90%에서 3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주택과 제조업 경기는 위축세가 이어졌다. 필라델피아 연은이 발표한 지역 제조업지수는 -10.6을 기록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주택 경기를 반영하는 주택 착공 건수는 지난해 12월 연율 146만건으로 직전월 153만 건에서 하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몰렸던 수요가 줄어들면서 하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3.6% 내린 4만116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3.1% 내린 2456달러다.
뉴욕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원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했다는 소식에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52달러(2.09%) 오른 배럴당 74.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IEA는 이날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 124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보다 18만배럴 상향했다. 다만 이같은 원유 수요는 지난해의 수요 증가량인 하루 230만 배럴의 절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