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기술적 경기침체' 피했지만… 4분기 GDP성장률 0.0%

獨 -0.3%, 佛 0.0% 부진이 결정적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금융 중심지 전경. 독일은 지난해 4분기 -0.3%로 역성장하며 유로존의 ‘제로 성장’의 주된 원인이 됐다. AP연합뉴스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역내 경제규모 1위인 독일의 침체와 2위인 프랑스의 부진 속에 0%에 그쳤다. 역성장을 기록한 3분기에서 살짝 반등하며 기술적 경기침체(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는 피했지만, 독일의 마이너스 성장이 유로존 경제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이 미친 영향이 수치로 나타난 셈이지만 인플레이션이 ECB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도는 만큼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30일(현지 시간) 지난해 4분기 유로존 GDP성장률이 전분기대비 0.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을 집계한 전망치인 –0.1%를 살짝 웃돈 수치이며, -0.1%를 기록했던 3분기보다도 살짝 올라갔다. 유로스타트는 지난해 연간 GDP성장률은 0.5%라고 덧붙였다.


독일이 –0.3%로 역성장한 것이 저조한 성장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해 독일 통계청은 건설·기계·장비 부문이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독일 경제는 1분기 0.1% 성장에 그친 데 이어 2·3분기에도 0.0%에 그치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연방정부의 재정 운용이 제한돼 대규모 부양책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경기 확장이 지체되면서 독일 경제의 성장 잠재력도 장기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U 경제규모 2위인 프랑스도 2개 분기 연속 ‘제로 성장’을 기록하며 침체 분위기에 일조했다. 마에바 커즌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내수가 가계소비와 투자가 나란히 위축되면서 부진한 반면 수출 증가가 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4분기에 각각 0.2%, 0.6% 성장하면서 독일과 프랑스의 부진을 만회했다.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의 여파에서 좀체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다. 디에고 이스카로 S&P글로벌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수요 감소와 지정학적 긴장 증가 속에 유로존 경제의 올해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며 “올 상반기 유로존 경제 성장은 사실상 정체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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