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3%대 초반 수준으로 둔화했다.
미 노동부는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4%)보다는 0.3% 포인트 둔화했지만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9%)는 웃돌았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6월 9.1%를 고점으로 기록한 뒤 둔화 추세를 나타내다가 지난해 6월 이후 3%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3.9% 올라 작년 12월 상승률과 같았다. 다만 전문가 예상치(3.7%)를 웃돌았다. 근원 CPI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상대적으로 더 주시하는 지표다.
노동부는 주거비가 전월 대비 0.6% 올라 상승세가 지속되며 1월 CPI 상승분의 3분의 2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주거비는 CPI 가중치의 35%를 차지해 CPI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1월 CPI 상승률 반등은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욱 약화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4일 인터뷰에서 "경제가 튼튼한 만큼 언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며 "신중히 해야 할 것은 시간을 좀 갖고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연준 목표인) 2%로 내려가고 있음을 데이터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