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상승세, '빅테크' 중심에서 폭넓게 확산… 중소형·경기민감주도 눈길

S&P500 기업 20%, 최근 52주 신고가 작성… 가중평균 지수도 사상최고
산업·금융 등 경기민감주 최근 7%↑… 러셀2000도 저점대비 27% 올라

미국 뉴욕의 금융가인 월스트리트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들어 무섭게 상승 중인 미국 뉴욕증시의 강세가 소수 빅테크 중심에서 더 폭넓은 기업으로 퍼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증시에서 수익을 내는 종목도 빅테크에서 여러 기업들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여러 곳에서 제기된다.


WSJ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종목별 시가총액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고 모든 종목을 동일한 가치로 보고 산출하는 S&P500 동일가중 지수가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고 전했다. 동일가중 지수의 사상 최고치는 빅테크 기업을 지칭하는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 기업 중에서도 애플·테슬라 주가가 하락하는데도 나온 기록이다.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무려 16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지난 12개월간 약 33%나 올랐다. 투자정보업체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이 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거의 5분의 1이 최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는데, 이는 2021년 5월 이후 최고 점유율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투자자들이 소수 빅테크 기업보다 더 광범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빅테크 이외 다른 분야로도 눈을 돌렸다는 의미다. 지수 랠리가 폭넓은 종목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이 가능하다. WSJ는 “빅테크 기업의 증시 지배력과 인공지능(AI) 전망에 대한 시장의 열정적 투자가 근원적 약점을 숨긴다는 우려가 완화됐다”고 전했다.


기술주는 빅테크 중심으로 올해에도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지만, 유틸리티와 부동산 등 금리에 민감한 주식은 상대적으로 변화가 없다. 그러나 성장 전망과 더 밀접하게 관련 있는 산업 및 금융 주식은 최소 7% 올랐다. 또한 중소형주 중심 러셀2000 지수도 지난해 10월 기록했던 저점 대비 27% 상승했다. 고금리와 성장 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던 터였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에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WSJ는 지수 상승을 이끈 기업들의 이익은 강한 생산성과 재정 지출에 힘입어 계속 뒷받침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는 S&P 500기업의 수익이 올해 11%, 내년에는 추가로 14%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올해 해 미국경제가 인플레이션 조정 후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모델로는 올해 1분기 2.5%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거시경제 자문 회사 스트레이 리플렉션스(Stray Reflections) 창업자 자와드 미안은 애널리스트들의 수익 전망은 충족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미국 경제가 6% 이상 성장했을 때 S&P 500 기업의 이익은 약 2% 증가했으며, 올해 성장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안 창업자는 “우리는 강세장의 제약 상황에 도달하고 있다”며 빅테크 주도의 랠리가 힘을 잃으면서 중소기업주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볼 때 인플레이션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점이나 높은 금리로 대출을 갱신해야 하는 시기가 임박했다는 점은 이들 기업의 상승에 부정적이라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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