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주류 업체인 기린 맥주가 과거 ‘노인은 집단 자결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한 경제학자를 제품 모델로 기용했다가 부랴부랴 광고를 삭제했다.
14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기린 맥주는 지난 3월 4일부터 대표 상품인 ‘캔 츄하이 빙결(氷結)’의 인터넷 광고에 경제학자 나리타 유스케씨를 등장시켰다. ‘시대를 만드는 것은 언제나 심플하네요’라는 문구가 박힌 사진 포스터 외에도 나리타씨가 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영상도 함께 제작됐다.
나리타씨는 2021년 말 한 온라인 방송에 출연,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 관련해 “유일한 해법은 명확하다. 고령자의 집단 자결, 집단 할복 같은 것밖에 없지 않은가”, “인간이란 물러설 때가 중요하다” 등의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당시 이를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하며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같은 인물이 제품 광고에 전면 등장하자 비판과 함께 기린 제품 불매 운동이 일었다. 소셜네트워서비스(SNS) 상에서 기린 불매 해시태그가 공유되는 가 하면, 사측에 ‘왜 나리타 씨를 모델로 발탁했는지 설명하라’는 항의가 쇄도했다. 사태가 확산하자 기린은 지난 12일 광고를 삭제하고, SNS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기린 측은 “(나리타 씨의 발언에) 과도한 표현이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여러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광고를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나리타 씨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배경에 대해서는 “무당(無糖) 하이츄가 인기를 끌고 있어 이 매력을 단적으로 전해 흥미를 환기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며 “자신의 언어로 빙결 무당의 좋은 점을 폭넓은 사람들에게 말해줬으면 하는 생각으로 기획·기용했다”고 설명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