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소재 사업을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는 굳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장인화 신임 포스코그룹 회장은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36년 정통 철강맨으로 신사업보다 철강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 "철강과 이차전지소재는 똑같이 초일류로 가야한다"며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공식 취임한 장 회장은 포스코그룹의 전략 방향으로 철강 사업의 초격차 경쟁 우위 확보,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성장엔진 육성, 사업회사 책임경영체제 확립 등을 제시했다.
특히 철강산업에서 축적한 운영 역량을 이차전지소재 사업에 빠르게 이식해 밸류체인 전반에서 경쟁력을 높여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장 회장은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1~2년이 아니라 10여 년간 꾸준히 해온 사업으로 그룹이 진행한 신사업 중 가장 잘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차전지소재 사업이 케즘 구간을 통과하고 있지만 시장이 좋지 않다고 투자를 미루진 않겠다"며 "적기에 적절하게 할 것이고 결코 소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향후 3년 간 그룹 전체 투자비의 46%를 이차전지소재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올해 본격 가동 예정인 투자사업들은 정상 조업도를 조기에 달성하고 경쟁력 있는 원가 및 품질 수준을 확보할 계획이다. 고체 전해질과 리튬 메탈 등 미래 유망분야에서는 시장 초기 단계부터 고객사들과 협력하여 기술표준 정립을 주도하고 미래 혁신기술을 빠르게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장 회장은 이차전지소재 업황 부진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전기자동차는 '지구적인 운명'이며 어차피 갈 길"이라며 "속도에서 부침은 있겠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추세가) 흐트러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강화할 아주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철강 본원의 경쟁력 회복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 시황 악화와 메탈 가격 하락으로 국내외 사업장에서 수익성 약세를 겪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8.7%, 9.2% 감소했다. 장 회장은 "국가 산업과 그룹 성장의 든든한 기반으로서 초격차 경쟁우위를 회복하겠다"며 "고객이 원하는 혁신 제품을 경쟁력 있게 개발하고 설비 효율화와 공정 최적화를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생산 체제로의 전환도 서두른다. 장 회장은 “탄소배출을 줄인 제품의 조기 출시와 탄소중립 제철기술 등 혁신 기술의 글로벌 협력을 통해 경제성 있는 저탄소 공급체제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전환에서 중요해질 수소는 포스코가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아서 미래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연구개발(R&D)부터 시작해 필요하면 투자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기존 사업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지주회사 주도의 신사업 발굴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 벤처육성 중심의 발굴을 넘어 그룹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선도기업 M&A 등 성장방식을 다변화하여 성과창출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또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과 창출에 몰입할 수 있도록 조직체계를 슬림하게 재편하고 능력주의 인사를 강화하겠다”며 "직원들이 과감하게 도전하고 성취를 통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포스코그룹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취임과 동시에 '거버넌스 개선 테스크포스(TF)'를 발족해 투명하고 공정한 프로세스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임직원들의 윤리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포스코 클린 위원회를신설하고 '신윤리경영'도 선포한다. 또 임원의 특권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스톡그랜트 폐지, 임원 보수 일부 반납 등의 방향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