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무릎 꿇린 세계 71위…“용을 무찌른 것 같다”

PGA 휴스턴 오픈 최종
예거, 1타차로 134전 135기 첫승
2m 버디 놓친 셰플러 3연승 무산
김시우 공동17위, 이경훈은 31위

슈테판 예거가 1일 PGA 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FP연합뉴스

경기를 마친 뒤 18번 홀 그린에서 손을 맞잡은 슈테판 예거(왼쪽)와 스코티 셰플러. AP연합뉴스

마지막 18번 홀(파4).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2m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빗나가면서 트로피의 주인공이 1타 차로 갈렸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71위 슈테판 예거(독일)가 세계 1위 셰플러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저지하고 생애 첫 승을 차지한 순간이었다.


예거는 1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파크 골프 코스(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총상금 91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68타를 적은 예거는 1타 차 공동 2위(11언더파) 그룹인 셰플러, 토니 피나우, 테일러 무어(이상 미국) 등 5명을 제치고 정상에 섰다.


2018년 PGA 투어에 데뷔한 예거는 135번째 출전 대회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2부 투어인 콘 페리 투어에서는 6승을 올렸지만 PGA 투어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상금 163만 8000달러(약 22억 원)와 11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출전권도 거머쥐었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셰플러는 이날 예거와 공동 선두로 출발했으나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18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로써 셰플러는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주 연속 우승을 포함해 올 시즌 8개 대회에서 톱 5에 5차례 들었다.


경기 후 예거는 “마지막 홀에서 셰플러의 버디 퍼트가 100% 들어갈 것으로 생각했고 연장전에서 그린 플레이를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지난 며칠간 함께 경기한 셰플러는 대단한 선수였다. 그래서 이번 주에 용을 무찌른 것 같은 굉장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4타를 줄인 김시우가 공동 17위(7언더파)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이경훈은 공동 31위(4언더파), 김성현은 공동 45위(2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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