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117억 달러를 기록하며 21개월 만에 최고 실적을 나타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3월 전체 수출도 3% 이상 증가하며 6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에너지 수입은 크게 줄면서 전체 수입은 12% 이상 급감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3월 수출액은 565억 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12.3% 줄어든 522억 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수지는 42억 8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올해 1분기(90억 달러)를 포함한 이 기간 누적 무역 흑자는 262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흑자 행진을 이어간 것은 반도체 덕분이었다. 조업일수가 1.5일 줄었지만 인공지능(AI) 등 투자가 늘며 수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35.7% 급증한 117억 달러를 기록했다. 정보기술(IT) 전방 산업의 수요가 늘면서 낸드를 중심으로 반도체 단가가 상승하고 수출 물량도 늘어난 덕이다.
무선통신(5.5%), 디스플레이(16.2%), 컴퓨터(24.5%) 등 다른 IT 분야 품목의 수출 증가율도 모두 증가했다. 반도체를 포함해 4대 IT 품목으로 꼽히는 이들이 동반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2022년 3월 이후 2년 만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친환경선 중심 수주가 증가하는 가운데 선박 수출은 무려 102.1%나 증가하며 8개월 연속 플러스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한국 수출을 견인했던 자동차 수출은 5% 줄었다. 2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조업일수 감소와 GM 창원 공장 전력 설비 고장 등의 여파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국내외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주춤해진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양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동반 증가했다. 지난달 대미 수출과 대중 수출은 각각 109억 1000만 달러, 105억 2000만 달러로 각각 11.6%, 0.4% 늘었다. 대미 수출은 8개월 연속 증가세가 계속됐고 수출액도 역대 3월 중 가장 많았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에 대미 수출 금액이 대중 수출을 재차 넘어서게 됐다.
지난달 수입은 에너지(-24.4%)와 비에너지(-8.5%) 모두 줄었다. 원유(-12.8%), 가스(-37.4%), 석탄(-40.5%) 3대 에너지가 모두 줄면서 지난달 에너지 수입액은 24.4% 감소한 108억 8000만 달러였다. 비에너지 중에서는 자동차(-18%), 전화기(-8.1%) 등 소비재와 화공품(-16.8%), 철강(-8.2%) 등 중간재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입액 감소와 관련, “전기차와 2차전지 관련 중간재 수입액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며 “지정학적 환경과 글로벌 업황 등의 영향을 받아 2분기 전망이 조십스럽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