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부터 인파가 물밀듯이 들어와 2200평이 넘는 서울 양재동 aT센터 행사 공간을 가득 채웠다. 점심 시간이 지나자 외식업자들이 본격적으로 몰렸다. 이들은 ‘360솔루션’ 부스를 찾아 컨설팅을 받기 시작했다. 상권 분석과 홍보·마케팅, 레스토랑 간편식(RMR) 개발 등 영역에서 전문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서다.
이날 열린 삼성웰스토리 ‘푸드페스타’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간거래(B2B) 식음박람회다. 6회째를 맞은 이번의 경우 사전 예약 인원만 해도 5400명에 달했다. 올해 ‘잠재 고객’인 일반인에게도 행사가 개방되면서다. 지난해까지는 기존 고객사가 입장해 식자재를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해 가는 게 주를 이뤘다.
업계의 관심도도 높았다. 정해린 삼성웰스토리 사장 뿐 아니라 김찬호 CJ푸드빌 대표를 비롯한 식품업체 임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정 사장은 “푸드페스타는 식음 업계와 문화를 발전시키는 교류의 장이자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각 부스를 꼼꼼하게 둘러봤다. 푸드테크와 솔루션을 내세운 1층 뿐 아니라 3층의 식자재와 글로벌 사업 방면에도 큰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솔루션 부스는 삼성웰스토리가 이번 행사에서 가장 공을 들인 영역이다. 직접 매출을 발생시키지 않음에도 지난 3년간 식자재 유통 사업 매출을 2배 가까이 늘린 비결로 꼽힌다. 회사 측은 개별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던 기존 조직을 정비해 2021년 업계 최초로 ‘360솔루션’을 내놨다. 이후 식자재 매출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2020년 6134억 수준이었던 규모가 서비스 도입 이후 지난해 1조1143억 원에 이르렀다.
이 솔루션 서비스를 무료로 유지하더라도 고객사가 성공적으로 몸집을 키우면 삼성웰스토리의 매출은 함께 커진다. 부스 한 켠에 푸드 트럭을 꾸린 ‘포케올데이’가 대표적 사례다. 이 업체의 매장 수는 지난 2021년 삼성웰스토리와 협업을 시작했을 당시 10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8개월 만에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하며 온라인에 진출했다. 지난해 초에는 삼성전자 평택 사내식당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웰스토리는 IT 컨설팅을 지원하고 협력업체들을 연결했다. 포케올데이의 매장 수는 현재 130곳까지 빠르게 불었다.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면서 매입하는 식자재 규모도 10배 이상 늘었다. 행사를 총괄한 이강권 삼성웰스토리 FD사업 부사장은 “프랜차이즈나 창업 초기에 머무르는 고객사들의 장사가 잘 돼야 식자재 판매도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식품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푸드테크’도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조리부터 배식까지 자동화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식당’이 전시장에 구현됐다. 외식업계가 최근 겪고 있는 인력난 문제에 대한 해답 중 하나다.
이 역시 삼성웰스토리에게 직접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는 아니다. 대신 중간에서 식자재와 조리 매뉴얼을 빠르게 보급하는 방식이다. 기술기업과 외식·급식 고객사를 연결하는 미래 먹거리다. 이 부사장은 “로봇이 조리하는 시대에도 식자재는 써야 한다”면서 “(기술 개발사와 외식 고객사를 연결하는) 플랫폼 전략은 향후 10년 후 미래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