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자본 적정성을 관리해야 할 예금보험공사가 저축은행들이 상반기 실적을 공시한 지 이틀 뒤에야 부실을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에 대한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못한 것이어서 금융 당국의 감시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예보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6월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9.72%로 관리 기준치(자산 1조 원 이상 기준 10%)에 미달한다는 사실을 1일 파악했다.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을 일괄 공시한 후 주말이 돼서야 부실 상황을 확인한 것이다. 예보는 공시 전까지 상상인플러스의 BIS 비율이 기준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예보는 저축은행의 BIS 비율이 10%를 밑돌 정도로 자본 적정성이 나빠지면 해당 기관을 ‘부실 우려 금융회사’로 규정하고 자체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당국의 관리 기준(8%)보다 높은 수준으로 금융사를 관리해 부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실태 파악이 늦어지면서 결과적으로 부실 징후를 6월 이후 2개월가량 방치한 꼴이 됐다. 예보는 이제서야 상상인플러스에 대한 자체 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나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 사전 관리 역할을 해야 할 예보의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며 “저축은행의 자본 건전성에 대한 당국의 파악 능력 자체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