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수학원' 된 지방로스쿨…깊어지는 적자 늪

[작년 전국 로스쿨 213명 이탈]
4년 전에 비해 이탈자 41% 증가
경북대, 성균관대, 부산대 두드러져
재정난에 대학들은 자구책 내놓아

이미지투데이

전국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중도 탈락한 학생이 4년 동안 40% 급증했다. 대형 로펌 등을 중심으로 ‘상위권 로스쿨’ 출신을 선호하면서 ‘반수생’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학생 유출로 재정적자에 빠진 대학들은 이탈을 막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한창이다.


11일 대학알리미가 공개한 ‘2024 학생 현황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5개 로스쿨에서 213명의 학생이 중도 이탈했다. 이는 2020년 151명과 비교하면 41% 증가한 수치다. 학교별로 보면 경북대(20명), 성균관대(19명), 부산대·충남대(18명), 전남대(12명), 이화여대·중앙대(11명) 순 등으로 나타났다.


중도 탈락 사유에는 학사경고·유급 등도 포함되지만 지방 로스쿨과 서울 중상위권 로스쿨에서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중도 이탈자 대다수가 상위권 로스쿨을 가기 위해 자퇴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위 10대 로펌의 신입 변호사 중 70% 이상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로스쿨(SKY) 출신으로 알려졌다. 지방 국립대 로스쿨에서 서울 소재 로스쿨로 반수했다는 A 씨는 “로스쿨이 매우 서열화돼 있어 반수가 필수”라며 “지방 로스쿨에 진학하면 대부분 암묵적으로 반수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중도 이탈은 로스쿨의 만성적인 재정난으로 귀결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로스쿨의 적자 총액은 1561억 원(21개교)으로 인하대, 서울시립대, 부산대, 강원대, 제주대 순으로 적자가 심했다. 지방 소재 로스쿨의 한 교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반수생에 특히 지방 로스쿨이 타격”이라며 “장기적으로 교육의 질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은 반수생 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로스쿨 중 가장 많은 이탈을 기록한 성균관대는 내년도 신입생 모집 평가 방식을 전향적으로 변경했다. 로스쿨 지원자 B 씨는 “성균관대가 영어 성적·학점 평가 방식을 바꾼 이유가 반수 가능성이 높은 SKY 학부 출신이 아닌 자교생을 우대하기 위해서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영남대는 신입생 모집 요강에 ‘다른 로스쿨로 ‘반수’할 학생은 지원하지 말라’는 직접적인 안내문을 넣었다. 반수생들이 리트(LEET) 시험을 응시하지 못하도록 시험 당일에 학교 자체 시험을 치르는 곳도 늘고 있다.


법전원 관계자는 “지방 로스쿨을 중심으로 반수가 늘어나면서 변호사 시험 합격률도 낮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며 “법률 서비스 접근성 제고라는 로스쿨 본래의 도입 취지에 맞게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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