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 번째 원자력발전소인 950㎿급 고리 3호기의 운영이 공식 중단되면서 2026년 6월 재가동 목표 시점까지 추가적인 ‘원전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본지 9월 24일자 10면 참조
29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고리원자력본부는 전날 부산 기장군 고리 3호기의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
1979년 12월 건설 허가를 승인받고 1985년 9월 30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3호기는 설계수명인 40년이 만료됐다. 지난 40년간 2억 840㎾h를 발전해 부산시민 전체가 13년간 사용할 전력을 만들어냈다. 수명 연장을 통해 더 가동할 수 있는 원전이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의 탈원전 여파에 관련 조치를 하지 못했다. 고리 3호기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인 지난해 11월 규제 기관에 수명 연장 신청을 한 뒤 계속운전을 위한 안전성을 검증받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계속운전은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해 큰 비용과 장기간이 소요되는 단점을 보완하면서 에너지 안보 강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 달성의 주요 이행 방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운영 허가 기간이 만료된 원전 267기 가운데 91%인 244기(2023년 12월 기준)의 원전이 계속운전을 하고 있어 수명 연장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쌍둥이 원전인 고리 4호기도 내년 설계수명이 끝난다. 지난해 설계수명이 완료돼 운영이 중단된 고리 2호기도 계속운전을 위한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후유증에 멀쩡한 원전들을 놀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2030년까지 차례로 추가적인 원전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