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준으로 맞춰달라”…전국 택시요금 또 '꿈틀'

울산·대구, 기본요금 인상 요구
제주·세종은 7·8월에 이미 올려
경기도 내년 운임조정 연구용역
업계 "기사들 안정적 수입 보장"
수요감소에 경영난 심화 우려도



택시요금이 또 꿈틀거리고 있다. 2년 전 가장 먼저 요금을 올렸던 울산과 대구 지역 택시업계가 요금인상을 하기 시작한 가운데 인상시기가 도래하는 다른 도시 택시업계도 서서히 눈치를 보고 있다.


7일 전국 각 지자체에 따르면 울산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울산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최근 울산시에 택시 기본요금을 현행 40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부산시의 택시 기본요금은 지난해 4800원으로 인상됐지만 울산시는 4000원으로 전국 최하위”라며 “경영난이 가중돼 택시 업계는 도산 문턱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울산시는 최근 진행한 택시 운임 용역 결과 2㎞ 기준 기본요금을 현행 4000원에서 15.2% 오른 4606원으로 올리는 안이 도출됐다. 이 결과를 토대로 4500원으로 12.5% 인상하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반면 택시업계는 4800원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아직 인상이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요금이 오르면 내년 1월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은 2023년 1월 요금을 33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대구시는 업계가 요구한 요금 인상안에 대해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대구 택시업계는 기본요금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다며 현행 2㎞ 당 4000원인 기본요금을 1.6㎞ 당 5200원으로 인상하는 안 등을 대구시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시는 업계 요구안에 대한 ‘택시운송원가 검증용역’을 최근 마무리했으며 다음 주까지 택시업계와 소비자 단체 등을 대상으로 용역결과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행 대구의 택시 기본요금은 울산과 더불어 대도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거리별로도 울산과 대구의 기본 거리가 가장 길다. 실제 특·광역시 택시요금은 기본요금을 기준으로 서울과 부산, 인천이 4800원(1.6㎞), 광주(1.6㎞)와 대전(1.8㎞)이 4300원, 울산과 대구 4000원(2㎞)이다.


세종시는 지난 8월부터 3300원이던 중형택시 기준 기본요금을 4000원으로 인상했다. 제주도는 7월부터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기존 4100원에서 200원 인상된 4300원이 적용됐다. 제주지역 택시요금은 지난해 10월 종전 기본요금 3300원에서 4100원으로 800원 인상된바 있다.


도 단위 광역단체 중에는 경기도가 택시 운임 조정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 ‘2025년 택시 운송원가 산정 및 합리적 운임 조정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한다. 용역을 통해 택시 요금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서울·인천시와 협의할 계획이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한 생활권이어서 택시 요금 조정 시 3개 광역단체 간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시는 아직 요금 인상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시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2년마다 택시요금 적성성 판단을 위한 용역을 하도록 돼 있지만, 그렇다고 바로 요금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며 “요금 인상은 통상 4~5년마다 이뤄진다”고 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택시 요금을 각 지자체별로 2년마다 용역을 통해 운임과 요율을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택시 기본요금은 2023년 1월 울산과 대구부터 올랐다. 그해 2월 서울, 6월 부산, 7월 경기와 인천, 광주, 대전 순으로 올랐다.


지역 택시업계는 택시기사의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택시 탑승 수요 감소로 오히려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울산의 법인택시 휴업률은 13.2%로 코로나 이전 5% 내외였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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