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방시혁, IPO로 4000억 추가 수익…PEF ‘비밀계약’ 논란 [시그널]

상장일 1117만 주 거래, PEF 물량 소수
“다수 법무법인 자문, 절차적 하자 없어”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모습. 연합뉴스

하이브(352820) 방시혁 의장이 2020년 상장 당시 사모펀드(PEF)와의 ‘비밀 계약’으로 약 4000억 원의 추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방 의장은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 등 주요 PEF들과 ‘IPO(기업공개) 성공 시 매각차익 30% 공유’ 계약을 맺었으나, 이 내용은 상장 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 전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뉴메인에쿼티 등과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핵심은 ‘IPO 성공 시 PEF 매각차익의 30% 지급, 실패 시 지분 환매’로 알려졌다.


2020년 10월 하이브 상장으로 PEF들은 큰 수익을 거뒀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1039억 원 투자금을 9611억 원으로 불렸고, 다른 PEF들도 유사한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방 의장은 계약에 따라 약 4000억 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계약 내용은 한국거래소 상장심사나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에 공개되지 않았다.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 관계자는 “법률 검토를 받은 결과 주주 간 사적 계약으로 공개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다만 PEF 물량 매도 가능성이 있단 문구를 증권신고서에 기재는 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 관계자 역시 “주관사와 법률자문사들이 ‘일반 주주에 손해가 없는 특정 주주 간 계약’이라고 판단해 미공개했다”고 해명했다.


하이브는 상장 첫날 공모가(13만5000원) 대비 150% 급등했으나, 차익 실현을 노리는 매도세가 몰리며 1주일 만에 60% 하락했다. PEF 보유 지분 23.6% 중 15.1%는 보호예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PEF들은 상장 후 4일간 4.99% 지분을 매도해 4258억 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PEF에서는 자신들의 주식 매도가 주가 급락을 야기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경우 2018년 10월 하이브 주식 346만 주를 취득한 후 10월 19일 상장 첫날 19만 6000주를 장내 매도했고, 그 이후 블록딜로 2020년 12월 40만 주, 2021년 7월 286만 주를 회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하이브 상장 첫 날 거래된 주식은 총 1117만 주로 스틱이 매도한 물량은 전체의 1.7%에 불과하다.


방 의장과 맺은 계약이 부정하다는 지적도 옳지 않단 설명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8년 방 의장과 PEF들이 계약을 맺을 당시 방탄소년단(BTS)이 군대에 전역한 후 IPO가 계획돼 보유 기간만 5~6년의 장기 투자였고 반대 급부로 풋옵션을 요청했다”며 “방 의장은 회사가 그런 부담을 지게 할 수 없다고 해 개인 지분으로 풋옵션을 받는다고 해 초과 수익의 일부를 제공해주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예심 신청이나 증권거래 신고서에도 법무법인 여러 곳에 자문을 받아 절차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법률적으로 판단해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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