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으로 재무 부담 ↑…신용등급 전망 햐향"

■나이스신용평가 분석 보고서
경영권 분쟁 탓 순차입금 2조 ↑
재무 부담 완화하는데 시일 소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연합뉴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가 고려아연(010130)이 최근 경영권 분쟁 중 추진한 자사주 매입으로 재무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며 신용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29일 나신평은 보고서를 내고 고려아연의 신용 등급 기존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 등급 전망 ‘부정적’은 향후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최근 경영권 분쟁에 따른 자사주 매입으로 고려아연의 재무 안정성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올 9월만 하더라도 연결 기준 부채비율 44.6%, 순차입금의존도 2.3%로 전반적인 재무 안정성이 매우 우수했다. 하지만 올 10월 들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취득에 현금 1.8조 원가량을 사용하며 재무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나신평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3170억 원이었던 고려아연의 순차입금 규모는 경영권 분쟁 후 2조 원 내외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형진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차입 부담 확대로 약 1000억 원의 금융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자사주 매입에 따라 부채 비율이 80% 내외로 상승하는 등 회사의 재무안정성 지표는 과거 대비 크게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 사업, 2차전지 소재산업 등 신규 사업 확대에 따른 자금 소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차입금 증가로 금융 비용이 증가한 점도 부담 요소다. 김 선임연구원은 “신사업 관련 투자 비용과 이자 등 금융 비용 증가로 현금 흐름이 과거 대비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경영권 분쟁에 따른 지배 구조 변경과 이에 관련된 사업, 재무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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