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순이민 연 90.6만명 역대 최대…스타머 총리 “대폭 줄이겠다”  

2023년도 순이민 90.6만 명, 전년 대비 43% 늘어
잠정치보다 16.6만명 증가, 2019년보다 4배 폭증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연간 순이민이 90만 600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이민자가 기록적으로 늘어난 원인이 전임 정부의 실책에 있다고 비판하며 이민 감소를 위한 정부 계획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28일(현지 시간)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2023년도(2022년 7월~2023년 6월)에 132만 명이 영국으로 이주하고 41만 4000명이 영국을 떠나면서 순이민이 90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발표됐던 순이민 잠정치가 74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16만 6000명이나 늘어난 셈이다. 통계청은 수정치가 대폭 늘어난 것에 대해 당초 통계에서 누락됐던 우크라이나 이주민과 장기 거주 비자로 전환한 기존 영국 체류자에 대한 데이터가 추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정 전에도 해당 연도의 순이민자 수는 사상 최대였으며 전년도와 비교해 증가율이 무려 43%에 이른다. 또 2019년 순이민이 18만 4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5년 만에 4배 급증한 셈이다.


다만 2024년도(2023년 7월~2024년 6월) 잠정 집계치는 전년보다 20% 감소한 72만 8000명이었다. 120만 7000명이 유입되고 47만 9000명이 떠났다. 이민자 120만여 명 중 약 100만 명(86%)이 인도·나이지리아·파키스탄·중국·짐바브웨 등 비유럽연합(EU) 국적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은 올해 순이민이 감소한 것은 전임 보수당 정부가 이민을 줄이기 위해 유학생의 가족 동반 제한, 돌봄 노동자 가족 동반 금지, 숙련 근로자 임금 요건 상향 등 각종 비자 규정을 강화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날 통계치 발표 후 키어 스타머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민이 대폭 줄어드는 것을 보고 싶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 계획을 담은 백서를 조만간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이 정도 규모의 실패는 단순히 운이 나빴다거나 우연이라기보다 정책의 실패”라며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는 영국을 열린 국경 실험으로 몰아넣는 데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민자 대다수는 인력 격차를 메우기 위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며 “현재의 점수 기반 이민제도를 개편하고 영국 내 인력 개발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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