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에 새로운 확장현실(XR) 기기 시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무한’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약 5만 대 가량의 양산품을 본격 출시하면서 최대 IT 라이벌인 애플과 정면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갤럭시 S25 출시행사에서 XR 신제품을 샘플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다. XR 기기는 증강현실(AR) 안경 콘셉트일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이 기기를 내년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2만~3만 대 이상의 물량을 출하하는 경영계획을 세웠다.
XR 사업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 총괄한다. 이 사업부는 회사 내에서 갤럭시 S시리즈 등 스마트폰·워치·태블릿PC 등 전자기기를 판매하는 부문이다.
삼성전자는 XR 기기를 ‘갤럭시 신화'로 불리는 스마트폰을 이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판단하고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킷앤마킷츠에 따르면 XR 시장은 2022년 313억 달러(약 44조 5700억 원)에서 2028년 1115억 달러 규모로 확장된다. AI의 발전과 함께 스마트폰에서 진화한 새롭고 편리한 IT 플랫폼을 갈망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결합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이미 세계적인 IT 기기 회사인 애플은 ‘비전 프로’를 올해 2월에 공개하며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애플의 판매 부진과 함께, LG전자가 메타와 개발하던 XR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등 덩치가 큰 ‘빅테크’ 업체도 XR 사업에는 고전할 만큼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콘텐츠 부재와 무거운 무게·비싼 가격 등이 XR 업계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만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이 어떤 혁신으로 접근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