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모습. AP연합뉴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빈민가에서 갱단이 노인 180여 명을 무참히 살해하는 참극이 발생했다.
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티 국가인권보호네트워크(NHRDN)를 인용해 이 소식을 전했다.
주요 갱단 두목 모넬 펠릭스는 자신의 아들이 위독해진 이유가 노인들의 주술 때문이라는 부두교 주술사의 말을 믿고 갱단원들에게 대량 학살을 지시했다. 펠릭스의 부하들은 6~7일 총기와 칼, 마체테로 무고한 노인들을 학살했다.
와중에 그의 아들은 7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인권 담당자 볼커 터크는 이번 사건으로 최소 184명이 사망했으며 올해 들어 갱단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가 5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현재 아이티 수도는 갱단 연합이 85% 이상을 장악한 상태다. 지난 6월 미국이 지원하고 케냐가 주도하는 다국적 경찰 병력이 배치됐지만 갱단들을 수도에서 물리치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갱단들은 경찰서와 병원 등 주요 시설을 장악했고 정부는 무기력한 상태다. 수도가 갱단에 장악되면서 수출입이 중단돼 1200만 국민이 식량과 연료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미 수십만 명의 주민이 피난길에 올랐다.
국제인권감시기구(HRW)는 유엔에 아이티 주민 보호를 위한 신속하고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