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 앙금털기 ‘손 내민’ 노관규 ‘통 큰 모습’ 조계원의 오월동주…이런 게 바로 “정치”[전남톡톡]

여수 조계원 국회의원·노관규 순천시장
이례적 국감 신청 따른 지역사회 피로감
지역발전 위해 '예산'으로 협력 내비쳐
갈등 해소 분위기에 지역민 기대감 표출

지난 10월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계원 의원과 노관규 순천시장. 국회방송 캡쳐

옆동네 국회의원의 이례적인 국감신청에 따른 정치적 앙금. 그 속에 불거진 지역사회 분열, 갈등….


지난 10월 국감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며 지역 정가의 뜨거운 감자였던 조계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여수을)과 전남 유일 무소속 단체장 노관규 순천시장.


돌이켜 보면 조계원 의원의 일방적인 맹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관규 시장은 말을 아꼈다.


오히려 안쓰러울 정도로 당했다.


가끔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기자회견에 “참담하다”는 심경을 내비쳤을 뿐, 속내는 어쩔지 몰라도 겉으로는 본인 자신 스스로 조 의원에게 공식적인 입장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3전 3승 시장 선거와 4전 4패 국회의원 선거…그 과정에서 10년 동안의 정치적 야인생활.


정치적으로 산전수전 다겪은 노관규 시장의 그동안 모습과는 괴리가 있어 보일정도다. 정치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노관규 스타일’은 강 대 강 대치를 기대해 볼 만도 했는데….


노관규 시장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동안 낙후됐던 지역발전과 정치적 피해(전남 최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선거구가 찢겨진 아픔 등)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배 이상으로 뛰어야 한다는 것을…. DJ가 발탁해 정치권에 입문한 노 시장이 민주당 입당으로 비교적 쉬운 길을 제쳐두고 전남지역 단체장 중 유일한 무소속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10년 동안 정치적 야인생활은 앞만 보고 달렸던 정치적 스타일을 급변시킨 큰 계기가 됐다. 꼼수와 함께 정치적 계산기를 두드리다가 순천시민들의 회초리는 매섭다는 것을….


그의 변화된 정치 스타일은 조계원 의원과 그동안의 앙금이 해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찌 보면 정치적으로 더욱 능숙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그가 늘 마음속에 품고 다니며 되새기고 있는 신념 ‘오로지 순천발전’, 노 시장은 순천시 예산 확보를 위해 조 의원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순천시 고위 공무원들이 조계원 의원실을 방문해 긍정적인 협력 답변을 얻었음을 밝히며, 조 의원의 ‘통 큰 모습’에 감사를 표했다. 노관규 순천시장 페이스북 캡쳐

노 시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순천시 고위 공무원들이 조 의원실을 방문해 긍정적인 협력 답변을 얻었음을 밝히며, 조 의원의 ‘통 큰 모습’에 감사를 표했다.


노 시장은 순천발전을 위해 과거에도 "악마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 각오에서도 나타나 듯 ‘김건희 게이트’라는 논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오직 순천 발전을 위해서라면 대화와 협력을 시도했다.


국비확보.


지역구 국회의원이 나서야 할 상황인데, 오히려 노 시장은 더욱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국정감사에서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던 조계원 의원에게까지 협력의 손을 내민 것은, 내년도 순천시 예산 확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 앞에서 정파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은 정치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노 시장의 SNS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순천시 부시장과 관계 공무원들이 국회 조계원 의원실을 찾아 예산 관련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으며, 이에 조 의원 측이 긍정적인 답변을 주었음을 알렸다. 특히 노 시장은 조 의원이 광주·전남 지역 유일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 위원임을 강조하며, 순천 예산 확보에 있어 조 의원의 막중한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 시장은 재차 그동안의 갈등을 딛고 협력의 길을 연 조 의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러한 노 시장의 전향적인 태도와 조 의원의 적극적인 협력 의지에 지역민들은 “오랜 갈등을 해소하고 오직 순천 발전을 위해 손을 잡았다”며 두 정치인에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그동안 맘쓸 과정들은 많이 있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통 큰 모습을 보여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정치만이 할 수 있는 매력이기도 합니다. 저는 순천시장이지만 문화콘텐츠 산업이 여수 청년들에게도 기회와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잘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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