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울 정도로 밀도가 높고 무엇이든 빨아들이는 대형 블랙홀은 우주 공간의 가장 무시무시한 존재다. 1억 개의 태양 질량에 해당하는 이 블랙홀들은 부근의 은하계 모든 것들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킨다. 그런데 블랙홀이 서로 부딪히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럿거스 대학의 데이빗 메릿과 유씨비의 R.D. 이커스 교수(천문학)는 그 대답을 찾았다고 주장한다.
두 개의 은하계가 인력 때문에 수십억 년의 세월에 걸쳐 서로 당겨 블랙홀들이 서로 부딪히면 거대한 새로운 체계가 형성된다. 블랙홀들은 각자 존재하는 은하계의 중심에서 시작하여 새 은하계의 중심을 향하여 움직인다. 블랙홀들은 서로 가까워지면서 서로의 주위를 선회하기 시작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이 블랙홀들의 춤은 무한정 계속되며 이들은 서로의 거리를 유지한다. 그러나, 메릿 교수에 따르면 어떤 경우에는 블랙홀들이 힘을 잃게 되며, 상대방의 주위를 선회하던 궤도가 점차 축소된다. 결국 수억 년이 경과하면 두 개의 블랙홀 가운데 작은 것이 안쪽으로 기울며 덩치가 더 큰 것에 흡수되어 버린다. 합쳐진 블랙홀은 각각 원래의 자기 모습을 버리고 하나의 새로운, 그리고 더 큰 전체를 이룬다.
메릿, 이커스 두 교수는 먼 은하계에서 보내오는 X 모양의 무선 신호들에서 그와 같은 합체의 증거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에 따르면 이와 같은 X 모양은 빠른 속도로 변하는 플라즈마 제트 즉, 블랙홀의 중심으로부터 새 싹이 돋아나는 야자나무들처럼 솟아 나오는 과열 가스 흐름의 증거라는 것이다.
거대한 블랙홀 그 자체는 보이지 않지만 플라즈마 제트는 블랙홀을 나타내는 표시다. 블랙홀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표시는 강착 원반이다. 이것은 소용돌이 모양의 가스와 티끌의 집합체로서 나무를 그네 삼아 노는 원숭이들 같다고 한다. 플라즈마 야자나무는 블랙홀의 스핀 축과 나란히 이 강착 원반으로 곧게 뻗어 나온다. 플라즈마 제트의 과열된 가스는 중앙으로부터 시작하여 수 광년이 지나면 식으면서 확장하기 시작한다. 그러는 가운데 무선 광선이 마치 컴컴한 공간에서 번쩍이는 거대한 손전등처럼 플라즈마 제트로부터 솟아 나온다.
최근에 천문학자들은 플라즈마 제트의 움직임을 관찰하고서 엇갈리는 대형을 겨우 이해했다. 문제는 플라즈마 제트 그리고 그 무선 광선이 이동을 하려면 아주 단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장기간에 걸쳐 작용하는 인력처럼 블랙홀에 점차적으로 작용하는 힘에서 S자 모양의 휘어진 플라즈마 제트가 생겨날 수는 있으나 X자 모양이 형성된다는 것은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런 것을 만들어내려면 블랙홀 자체에 타격을 가하여야 할 것이다. 즉, 팽이처럼 도는 이 정도 규모의 물체는 안정 그 자체인 것이다.
두 교수는 두 개의 거대한 블랙홀이 부딪혔다는 것만이 이와 같은 굉장한 결과를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와 같은 굉장한 사건은 단시간에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메릿 교수는 일단 작은 블랙홀이 큰 블랙홀에 뛰어들기 시작하면 플라즈마 제트가 바뀌는 데 단지 1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더 굉장한 것은 두 개의 블랙홀이 결국 결합하면 거대한 인력 방사의 분출이 일어나며 이것은 채 2분도 지속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증거들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을 단단히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