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늘 좋은 것은 아니지만 펜티엄 4 같은 컴퓨터 칩이라면 예외일 듯 싶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니까 말이다. 펜티엄 4는 인텔사가 펜티엄칩을 처음 선보인 1995년 이후 전체적으로 재설계해 출시한 현재로서는 가장 빠른 프로세서다.
현재 제공되는 펜티엄 4의 속도 사양에는 1.4GHz와 1.5GHz가 있다. 인텔은 기존 모델에 비해 약 50% 가량 많은 4천 2백만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시켰고 음성 인식과 3차원 그래픽 등의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144개의 명령어를 추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가 지원돼야 하므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다.
IBM의 넷비스타 A60i와 게이트웨이의 퍼포먼스 1500xl을 대상으로 펜티엄 4의 성능을 테스트해 보았다. IBM의 펜티엄 넷비스타 A60i에는 1.5GHz CPU, 128MB 램버스 DRAM, 75GB HDD 그리고 DVD와 CD-RW 드라이브가 설치돼 있다. 넷비스타는 사진 편집 작업이나 여러 개의 어플리케이션을 멀티태스킹으로 작동시킬 때에는 평소 같은 속도를 지닌 펜티엄 III보다 더 빨랐다. 몇 가지 게임들도 중간에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실행되었다. 하지만 비디오나 그래픽 기능은 기대만큼의 속도를 내지 못했다. 아마 장착된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게이트웨이의 최고급형 1.5GHz 펜티엄 4도 IBM의 시스템과 유사한 기능들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은 퀘이크 III 같은 액션 게임에서 빠른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들 두 컴퓨터는 현재까지 나온 PC 중 가장 빠른 컴퓨터다. 속도감을 즐기고 싶은 게임광들에게는 퍼포먼스 1500xl을 추천할 만 하지만, 일반 사용자들은 가격이 떨어지거나 전용 소프트웨어가 등장할 때까지 좀더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