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 실험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의 수많은 독특한 개념들 중에서 단연 압권인 것은 뒤틀린 시공간 개념이다. 지구처럼 질량이 큰 물체는 우주공간에 기하학적 보조개를 형성해 회전을 하면서 주변 공간을 끌어들인다. 천문학자들은 이미 1919년 이 보조개 효과를 입증했지만 좌표계 이끌림 현상에 대한 증거는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아인슈타인이 이 이론을 만들어 낸지 87년째가 되는 이 달 NASA와 스탠포드 대학은 6억 5천만 달러짜리 정밀 실험을 실행하게 된다. 여덟 차례에 걸친 발사 취소와 수많은 기술적 난관을 극복해낸 중력탐사선 B(GP-B)가 그것. 13일 발사되는 중력탐사선 B는 표면 평활성이 매우 높아 지구 크기로 확대되어도 최대로 튀어나온 높이가 2미터 남짓에 불과하게 되는 구형 자이로스코프 제작 기술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하지만 아직은 예정일뿐이다. 최근에도 자이로스코프를 절대 0도에 가깝게 초저온으로 유지하는 첨단 장치에 결함이 있어 GP-B의 발사가 취소된 바 있기 때문이다. GP-B의 수석 조사관이자 의회 설득을 담당하는 최고 세일즈맨인 프랜시스 에버릿은 모든 난관을 견뎌내며 GP-B 비행에 자신감을 보였다. “준비 기간은 상당히 길었지만 현재 예정된 발사일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아인슈타인 101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질량이 큰 물체는 시공간 구조를 왜곡시킨다. 예를 들어 먼 별에서 오는 빛이 다른 별을 지날 때 진행 경로가 휘는 이유는 빛이 별의 중력에 의해 안쪽으로 끌리기 때문이 아니라 별의 중력으로 주변 공간이 휘기 때문이다. 이러한 뒤틀림 현상은 궤도 선회 물체에 영향을 미친다.
GP-B는 무거운 회전체가 시공간 구조를 왜곡시킨다는 좌표계 이끌림 이론을 최초로 시험하게 된다. 물의 소용돌이처럼 지구의 회전은 먼 공간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이 효과는 지구 표면에서 가장 크다.

초전도 양자 간섭계와 자이로스코프
이 실험장비의 중심에는 탁구공만한 자이로스코프(그림 가장 왼쪽의 공 모양)가 4개 있다. 각 자이로스코프는 구형 포켓 안에서 1천분의 1인치 간격을 유지한 채 회전한다. 절대 0도보다 2도 높은 온도로 냉각되면 자이로스코프의 니오븀 코팅에는 저항 없이 전류가 흐른다. 헬륨 가스가 자이로스코프를 분당 1만 번의 회전을 시키고 전극들이 헬륨 가스가 뭉치는 현상을 막아준다. 자이로스코프의 회전축은 항상 자체 자기장의 남북극 축과 평행을 이룬다. 이 축들의 미세한 위치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 초고감도 자력계인 초전도 양자 간섭계(Squids)의 몫이다.



조준(Taking Aim)
GP-B의 망원경은 시선을 IM 페가시에 고정해 놓는다. 우주가 평평하다면 각 자이로스코프의 회전축은 망원경의 시선과 평행을 이룰 것이다. 하지만 만약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이 맞다면 중력으로 인한 왜곡으로 자이로스코프가 1년에 0.14도 기울어지고, 좌표계 이끌림으로 수직방향에 대해 1만분의 7만큼 움직이게 되는데, 이는 16km 떨어진 사람의 머리카락 한 올 굵기 정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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