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상에 떠도는 낡은 위성이나 로켓 부품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주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근(近)지구 궤도는 낡은 우주 쓰레기의 집하장이 돼버린 지 오래다. 현재 지구 근처를 떠도는 이러한 폐기물체가 10만여 개에 달한다. 버려진 로켓에서부터 본체에서 빠진 볼트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우주 쓰레기에 대한 NASA의 최근 연구 자료에 따르면 이와 같은 쓰레기 운집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적도 550마일(88.5km) 상공의 좁은 대역(帶域)만 보더라도 통신위성, 내비게이션 위성, 기상 관측 위성들로 꽉 차있는 상태인데 앞으로 새로운 위성이 진입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대역 안에 존재하는 크기 4인치(10cm) 이상의 물체의 수는 향후 50년간 5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우주 정찰 네트워크(Space Surveillance Network)에서는 지상 레이더를 이용해 크기 4인치 이상의 물체를 추적하고 있다. 왕복선은 물론 국제우주정거장도 몇 차례 이런 물체와의 충돌을 피한 바 있다. 그러나 크기가 4인치에 못 미치는 물체의 경우 너무 작아서 추적이 불가능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선과 충돌할 경우 상당한 손상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가령 본체에서 빠진 볼트가 시속 17,000마일(2만7358km) 속도로 움직일 경우 이때 볼트의 운동에너지는 400파운드(181kg) 무게의 금고가 시속 60마일(96km)로 움직일 때와 맞먹는다. 이처럼 치명적인 위해 우려가 있는 소형 부품이 궤도를 떠돌고 있는 쓰레기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1995년 제정된 완화 법안은 궤도상의 쓰레기 발생 억제를 목적으로 한다. 로켓의 경우 잔여 연료를 투기(投棄)함으로써 폭발 위험을 방지토록 요구된다. 위성의 기체(機體) 표면에 칠해지는 신(新)도료도 예전처럼 쉽게 벗겨지지 않도록 제작되고 있다. 또한 궤도상에 쏘아올린 모든 기체는 임무 종료 후 25년 안에 궤도상에서 방출 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주여행에서 이들 물체와의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강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곤 속도를 올리는 것밖에 없다. 다시 말해 충돌을 피하기 위해선 빠른 속도로 그 지대를 빠져나가는 방법뿐이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간단하고 값싸게 우주에서 이들 물체를 제거할 방법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J.-C. 리우는 지적하고 있다. J.-C. 리우는 NASA의 존슨우주센터에서 엔지니어링 과학 계약 그룹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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