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지 채로 끓여 먹는 라면

PATENT 기상천외 특허세상

포장지 채로 끓여 먹는 라면


라면은 이제 우리의 식생활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다.

맛도 소고기 맛, 김치 맛, 감자탕 맛, 설렁탕 맛 등 다양하고 영양가도 높아져 아이들의 영양 간식이나 어른들의 식사대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맛있는 라면을 가장 쉽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 1999년 정 모씨는 일반라면을 컵라면에 버금가는 속도로 신속히 조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 특허를 출원했다.

출원인이 찾아낸 해법은 포장지를 뜯지 않고 통째로 넣어 끓이는 것. 이를 위해 그는 쌀가루 60%, 감자가루 20%, 고구마가루 20%를 혼합해 기존의 합성수지 포장지를 대신할 식용 포장지를 개발해냈다.

이 식용포장지에 라면을 담아 판매하면 구매자는 포장지를 벗길 필요 없이 즉시 조리가 가능하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합성수지 쓰레기가 전혀 배출되지 않으므로 환경적·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출원인이 주장하는 최대 강점이다.

언뜻 생각하면 기발한 발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출원인은 식용포장지가 결코 포장지와 식품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없음을 간과했다.

식용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배송 및 판매과정에서 청결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결국 특허청은 포장지를 포장하기 위한 또다른 포장지가 필요하다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 아이디어의 등록을 거절했다.


촉감이 있는 터치스크린


현금입출금기(ATM), 무인발권기, 내비게이션,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등 우리 주변에는 터치스크린 기능을 채용한 수많은 자동화기기 및 모바일 기기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터치스크린의 최대 장점은 화면 전체를 입력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휴대폰 등의 모바일 기기는 특정 위치에 대한 반복적 입력으로 터치스크린 적용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최근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임 모씨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프레스 스크린(press screen)’이란 명칭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아이템은 손가락으로 화면이 눌러지는 촉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이를 위해 출원인은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 스크린의 하부에 키패드를 결합, 스크린을 누를 때 키패드가 눌리면서 마치 버튼을 누르는 듯한 감각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키패드의 대체물인 터치스크린에 키패드를 접목시킨다는 사실에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도 있지만 이 같은 역 발상을 통해 터치스크린의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출원인의 설명이다.

일례로 별도의 숫자입력 패널이 필요 없는 디스플레이 스크린으로만 이루어진 휴대폰의 제작도 가능하다.

출원인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상용화시기에 맞춰 향후 5~6년 이내에 프레스 스크린 상용 제품이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가짜 명령 방지 장치


어릴 적 엘리베이터에 혼자 남아있을 때 장난삼아 1층부터 꼭대기까지 모든 층의 버튼을 누르고 내렸던 기억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악의 없는 행동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러한 가짜 명령은 엘리베이터의 불필요한 운행을 초래, 다른 이용객들에게 불편함을 주며 전력 낭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 1988년 LG산전(現LS산전)은 이러한 개구쟁이들의 장난으로부터 엘리베이터를 해방시켜 주기 위해 ‘엘리베이터 장난 부름 방지 장치’를 개발, 실용실안을 출원했다.

이 회사가 엘리베이터에 쥐어준 무기는 빛을 감지하는 ‘광전(光電)장치’로 각 층의 엘리베이터 출입구 틀에 설치된다. 이 장치는 탑승객이 입구를 지날 때 빛이 차단될 수밖에 없는 원리를 활용, 장난 명령 여부를 판단한다.

만약 특정 층에서 아무도 승하차 하지 않는 경우가 연이어 2번 발생하면 이후의 명령을 모두 취소하고 대기 상태에 돌입한다.

예를 들어 아파트 3층에서 내린 아이가 4층부터 15층까지 버튼을 눌러 놓았더라도 4층과 5층에서 탑승객이 없었다면 6층 이후의 운행은 모두 취소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전 층의 엘리베이터 입구에 광전장치를 부착해야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차라리 장난 명령을 수행하게 내버려두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판단될 만큼 전기료 몇 푼(?)을 아끼기 위한 조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과도한 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서인지 LG산전도 등록결정 이후 특허료를 내지 않아 이 아이디어를 사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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