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빌딩 기어오르는 뱀 로봇

나무 뱀처럼 기둥 타고 올라갈 수 있어 고층빌딩 점검 등 고공작업에 유용

뱀은 좁은 공간에서도 미끄러지듯이 다닐 수 있고, 물을 헤엄쳐 건너기도 하며, 나무를 타고 올라가 다른 곳으로 활공하기도 한다. 생체모방 기술을 이용해 나무 뱀을 재현한 뱀 로봇은 아직 하늘을 날지는 못하지만 기술발전 덕분에 기둥을 타고 올라가 사람 대신 위험한 작업을 대신할 수 있다.

버지니아 공대의 엔지니어 데니스 홍과 가브리엘 골드만은 자신들이 개발한 ‘히드라(Hydra)’라고 하는 뱀 로봇이 기둥을 타고 빠르게 오르거나 내려갈 수 있어 교량이나 건설현장, 그리고 고층 빌딩의 점검에 유용하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고공작업에서 떨어져 다치는 사람이 한 해만도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드라의 뛰어난 등반능력은 혁신적인 관절의 설계 덕분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뱀 로봇은 고무와 금속으로 제작된 모듈을 흔들어가며 움직였다.

즉 상하로 움직이는 관절과 좌우로 움직이는 관절을 번갈아 사용하며 움직이는 것. 반면 히드라는 이 두가지 움직임을 하나의 관절로도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으며, 올라갈 때 기둥과 같은 대상물을 보다 잘 움켜잡을 수 있다.

골드만은 히드라에 초음파 스캐너와 카메라 등의 장비를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빌딩과 교량의 균열이나 결함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골드만은 현재 이 뱀 로봇이 좀 더 다양한 기능을 갖춘 상태에서 기둥을 감싸고 오를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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