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항생제에 강력한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 'NDM- 1' 때문에 세계 각국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만일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바이러스가 출현한다면 전 인류를 감염시키는 데 얼마나 걸릴까.
미국 워싱턴대학의 생물통계학자인 아이라 롱기니 박사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하면 그 바이러스가 전염성일 경우 1년 이내에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
롱기니 박사는 "시뮬레이션 결과, 뉴욕에서 발원한 바이러스는 1주일 이내에 런던에 상륙한다"며 "이후 런던을 기점으로 북미와 유럽에 매우 빠른 속도로 전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그의 시뮬레이션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몇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첫째는 바이러스가 인플루엔자 계열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들은 재채기를 하게 되고 타액 속에 바이러스가 섞여 나와 반경 1m 이내의 사람들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또 하나는 바이러스 발원지가 항공교통이 활발한 대도시라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다른 대륙으로 쉽게 전파될 수 있다. 덧붙여 발원시기가 겨울철이면 전파속도는 더 빨라진다.
이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고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므로 보건 당국이 슈퍼바이러스의 존재를 파악해도 추적과 방역에 많은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존스홉킨스대학병원의 바이러스학자이자 면역학자인 앤드류 페코츠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끝까지 슈퍼바이러스의 전파경로를 추적할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바이러스의 몇 발자국 뒤에서 따라가겠죠. 절대로 전파를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