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 맛은......
물론 자연스레 엄지를 치켜들 정도로 감동적인 맛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당국의 시책에 따라 ‘시범위생업소’로 지정됐다. 언제적이냐 물으니 주인장도 대답을 못하신다. 그냥 오래전 일이라고.
삼우일식의 월요일 저녁 풍경.
영업 마감에 들어간 삼우일식. 오래된 목제 식탁이 조명에 반질반질 빛난다.
손님은 흡족해지기 마련이다.
‘일차적으로’ 차려진 모듬회 한 상. 찬거리를 하나하나 뜯어보자.
피꼬막(위부터), 문어 머리 숙회, 농어 껍질 무침. 피꼬막은 씨알이 굵고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문어는 조금만 오래 익혀도 쉽게 질겨져 조리하기 어려운데, 살짝 데친 듯 삶아내 부드럽게 넘어간다.
농어 껍질 무침이 물건이다. 문어와는 반대로 농어 껍질은 충분히 삶지 않으면 뻑뻑한데 오래 삶아서 쫄깃쫄깃한 콜라겐 느낌이 난다. 참기름 양념을 해 고소하다.
남해에서 자라는 해초인 꼬시래기 무침. 30초 정도 데치면 살짝 푸른 빛이 돌면서 꼬들꼬들한 맛이 난다.
성게알(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우뭇가사리 묵, 광어알 계란찜, 브로콜리, 고구마 맛탕, 김초밥.
광어알을 손수 분해해 계란에 넣고 굳혔다. 입에서 톡톡 돌아다니는 알 맛이 일품.
모듬회 7만 원. 광어는 기본으로 나오고 제철 생선이 더해지는데, 봄에서 여름에 맛이 오르는 농어가 나왔다. 가운데는 전복.
광어회. 한 눈에 보기에도 활어보다 육질이 훨씬 단단하다.
농어 한 점 찍어 먹으면 쫄깃쫄깃한 맛이 산다. 활어보다 훨씬 차지다.
홍어회를 이만큼이나 내주셨다! 아주머니가 흡족하셨나 보다.
보석처럼 반질반질 빛나는 홍어회. 뼈와 같이 썰어 오독오독한 맛이 재미있다. 오늘 아침 홍어가 물이 너무 좋아 들이셨다고.
주인장 아주머니의 서비스는 계속돼 연어도 내주셨다. 기름기가 도는 좋은 연어다.
회를 대강 먹고 나면 새우튀김이 나온다. 새우도 절대 냉동을 쓰지 않고 그날 사 온 새우로 조리한다고 한다. 좋은 기름을 썼기 때문에 느끼하지 않고 바삭바삭하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광어 맑은 탕.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다. 이 정도면 인 당 5만 원이 아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