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줄어 안 된다" 정부 고집에 발목 잡힌 LPG차 사용 규제 완화
5년 지난 LPG차 일반인 대상 판매… 산업부, 안전·환경성 내세워 반대
수정 2015-11-02 17:55
입력 2015-11-02 17:55
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LPG 사용 제한 완화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달 28일 국회 산업통상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에서 심의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에 정부가 반대 의견을 밝혀 심의가 보류된 것이다. 산업위는 4일 재차 이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지만 산업부는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7월 발의한 개정안에는 사용한 지 5년이 지난 LPG 택시·렌터카를 일반인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LPG 차량은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렌터카·택시사업자만 구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렌터카·택시 회사는 차령(車齡)이나 주행거리 제한에 따라 더 이상 운행할 수 없는 LPG차를 국내에서 팔기 어려웠다. 울며 겨자 먹기로 휘발유차로 개조한 뒤 수출하는데 100만~150만원가량의 개조비용 때문에 마진이 턱없이 작다. 주행거리 20만~40만㎞인 중고 LPG차의 경우 국내에서 400만원 정도에 팔 수 있지만 휘발유차로 개조해 수출하면 마진이 50만원에 불과하다.
반대표를 던진 산업부의 논리는 두 가지다. 5년이 지난 LPG 차량을 일반에 판매하는 것은 안전성과 환경 측면에서 우려된다는 이유다.
이 같은 정부 논리를 업계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검사에 합격한 택시와 렌터카는 9~10년까지도 주행할 수 있다"며 "산업부 논리대로라면 5년이 지난 택시·렌터카는 아예 운행도 못하게 해야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정부는 앞서 2011년 주행 5년이 지난 장애인용 LPG 차량을 일반인이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소폭 완화하기도 있다.
배출가스의 경우 LPG차가 휘발유차나 경유차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환경부의 배출가스 등급조사 결과 LPG가 1.91로 가장 친환경적이었으며 휘발유와 경유 차량은 각각 2.46과 2.84를 기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안정성과 환경 문제로 LPG차의 일반인 판매에 반대하는 것은 명분일 뿐 실제 이유는 세수감소"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LPG차 사용규제는 198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왔다. 당시 LPG 공급이 불안정해 휘발유·경유 등에는 없는 제한조치를 취한 것이다. 하지만 30년도 더 지난 지금은 국내에서도 LPG를 생산하는데다 대규모 수입이 가능해 당초 취지가 크게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한국LPG협회와 대한LPG협회 등이 6월 정부에 규제 완화 또는 폐지를 건의했다.
LPG 업계는 서민경제와 에너지 안보 등 큰 그림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LPG 업계 관계자는 "LPG는 대표적인 서민 연료인데다 석유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라도 적정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LPG는 차량용 외에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의 난방용 에너지 등으로 쓰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전체 1차 에너지원 사용량에서 LPG의 적정 비중을 4%대로 제시했지만 실제 LPG 사용 비중은 3.5%(2013년 기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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