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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프라임빌딩의 효시 '서울파이낸스센터'

수정 2016-08-05 19:19

입력 2016-08-05 18:00

세종대로에서 바라본 서울파이낸스센터 전경. 서울파이낸스센터는 준공 당시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당시 설계에 참여했던 건축가들은 이 같은 고층 건물이 사람들에게 주는 공포감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 건축물을 맨 아래 저층부인 베이스와 중간 부분인 몸통, 맨 꼭대기 등 세 부분으로 구분해서 설계했다. 저층부를 가장 넓게 설계했으며, 중간 부분을 뒤로 물러나게 해 서울파이낸스센터를 대하는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세종대로에서 바라본 서울파이낸스센터 전경. 서울파이낸스센터는 준공 당시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당시 설계에 참여했던 건축가들은 이 같은 고층 건물이 사람들에게 주는 공포감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 건축물을 맨 아래 저층부인 베이스와 중간 부분인 몸통, 맨 꼭대기 등 세 부분으로 구분해서 설계했다. 저층부를 가장 넓게 설계했으며, 중간 부분을 뒤로 물러나게 해 서울파이낸스센터를 대하는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도심은 서울을 대표하는 업무 지구다. 600년이 넘는 수도 서울의 흔적을 간직한 역사적인 장소들도 많아 외국계 회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무 지구로 알려져 있다. 실제 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 등 대형 외국계 투자은행(IB)도 모두 도심에 둥지를 틀고 있다. 한때 도심 업무지구도 강남 테헤란로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한 시기가 있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강남 테헤란로 일대에 신규 오피스빌딩이 대거 쏟아지면서 오피스 시장의 주도권을 넘겨준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이후 그랑서울·디타워·타워8 등 도심에 프라임 오피스빌딩이 대거 공급되면서 강남에 빼앗긴 서울 오피스 시장의 패권을 되찾아왔다. 서울파이낸스센터는 다시 한 번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른 도심 오피스 시장을 대표하는 대형 빌딩이자 도심 프라임 빌딩의 효시로 여겨지는 건축물이다.

■ 호텔에서 오피스로...사연 많은 건축물

건축비리·자금난에 공사 중단·재개 되풀이

싱가포르투자청 인수... 2001년 돼서야 완공

서울파이낸스센터는 착공 이후 지금의 모습으로 준공되기까지 사연이 많은 건축물이다. 이 빌딩은 애초 호텔로 지어질 계획이었다. 1984년 해당 부지에서 10층 규모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던 유진관광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대형 호텔로 재건축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중간중간 건축 관련 비리사건이 터지고 자금난도 불거지면서 공사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가 결국 1993년 김기병 롯데관광 회장이 유진관광을 인수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이후 김 회장은 당초 계획대로 호텔이 아닌 업무시설로 재인가를 받고 서울파이낸스센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에도 사업이 순조롭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다. 당시 김 회장은 서울파이낸스센터를 지금보다 8층 높은 38층 건물로 세우기 위해 고도제한이 풀리기를 기다리다가 사업이 지연되는 바람에 결국 IMF 외환위기를 맞았고, 유진관광도 부도가 났다. 이후 2000년 싱가포르투자청(GIC)이 4억달러(약 3,500억원)에 서울파이낸스센터를 인수했으며 2001년 완공이 됐다. 서울파이낸스센터는 GIC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사들인 부동산이다.

길 건너편에서 바라본 서울파이낸스센터 전경. 주변 건물들을 압도하는 위용을 자랑한다.
길 건너편에서 바라본 서울파이낸스센터 전경. 주변 건물들을 압도하는 위용을 자랑한다.

■ 흉물에서 도심 랜드마크로

외국계 회사 유치위해 착공부터 ‘최고’ 표방

20년간 방치된 애물단지서 금융메카로 변신

20년 가까이 흉물로 방치됐던 건물이지만 완공 이후에는 도심의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건물의 가로, 세로 길이 및 높이가 각각 36m, 106.6m, 124.43m(최고 높이)에 달하는 대형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실제 밖에서 보면 서울파이낸스센터는 인근의 주변 건물을 압도하는 느낌을 준다. 워낙 규모가 커서 생긴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당시 서울파이낸스센터 설계에 참여한 이원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상무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준공 이후 남산의 시야를 가린다는 이유로 서울 사대문 안의 고층 건물은 입면의 폭이 50m를 넘지 못한다는 법이 만들어졌다”며 “요즘 재개발하는 빌딩들이 같은 단지인데도 두 동으로 지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애초에 외국계 회사들을 유치하기 위해 건물을 지을 당시부터 최고를 표방한 점도 서울파이낸스센터가 도심을 대표하는 프라임 빌딩으로 명성을 얻게 된 배경이다. 실제 현재 서울파이낸스센터 입주사 중 대부분이 외국계 회사다. 이 빌딩을 관리하고 있는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총 77개의 입주사 중 83%인 64개가 외국계 회사다. 싱가포르 대사관을 비롯해 굴지의 외국계 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서울파이낸스센터 로비. 애초 계획 당시부터 최고를 표방했던 오피스빌딩답게 서울파이낸스센터 빌딩의 로비는 그 어떤 오피스빌딩보다 화려하다.
서울파이낸스센터 로비. 애초 계획 당시부터 최고를 표방했던 오피스빌딩답게 서울파이낸스센터 빌딩의 로비는 그 어떤 오피스빌딩보다 화려하다.

■시민들에게 다가간 건축물

‘사대문’ 역사성 고려 건물 외벽 화강암으로

시각적 편안함 위해 1~7층 넓은구조로 설계

최근 도심에서 지어지는 신축 건물들의 외관은 유리로 돼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랑서울과 타워8이 대표적이다. 이와 달리 서울파이낸스센터는 건물 외관이 화강석으로 돼 있다. 사대문 안이라는 역사적인 장소를 감안해 클래식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당시 설계에 참여한 심재현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는 “사대문 안의 건축물들은 디자인적으로 돌을 주재료로 많이 사용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유리로 된 건물은 사대문 안의 맥락과 맞지 않기 때문에 주변에 어울리는 재료를 찾다 보니 화강석을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 지역에 공존하는 건물들이 너무 자기만의 독자적인 존재감을 강조하면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불편해진다”며 “주변 건물들이 일관성과 동질성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심 교수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인 사대문 안과 그 외 지역이 차별화된 계획을 가지고 개발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파이낸스센터가 다른 고층 건물들과 구별되는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저층부인 베이스와 중간 부분인 몸통, 맨 꼭대기 머리 세 부분으로 구분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사람들이 고층 건물을 대할 때 느끼는 공포감을 완화시켜 주기 위함이다. 심 교수는 “사람들은 아래로부터 위까지 일직선으로 뻗은 고층 건물 앞에 서면 건물이 쓰러질 것 같다는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며 “서울파이낸스센터는 1~7층은 좀 더 넓은 구조로 설계하고 윗부분을 안으로 들여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건물을 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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