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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법무부 조직개편' 반기..."수사 손발 묶나"

대검, 일선 지검별로 의견 취합

다음주께 법무부에 제출 예정

"권력수사 겨냥하다 檢역량 후퇴"

검사들 반발 수용 여부 등 주목

수정 2021-05-27 17:36

입력 2021-05-27 16:35

지면 28면
檢 '법무부 조직개편' 반기...'수사 손발 묶나'

일선 지검이 형사부의 직접 수사 제한 등을 담은 검찰 조직 개편안에 대해 ‘수사 역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법무부가 주도한 조직 개편은 사실상 ‘권력 수사 통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취지다. 법무부가 이 같은 일선 검사들의 반발을 수용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檢 '법무부 조직개편' 반기...'수사 손발 묶나'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전날까지 각 검찰청에서 법무부가 마련한 검찰 조직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 받았다. 대검은 취합된 의견을 통합해 다음 주께 법무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은 26일 각 부서별로 취합한 의견을 이성윤 지검장의 승인을 받아 대검에 회신했다. 수원지검은 하루 빠른 25일 대검에 의견을 보냈다.

이번 검찰 조직 개편안은 형사부의 부패, 공직자, 경제, 선거, 대형 참사, 방위 사업 등 ‘6대 범죄’의 직접 수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직접 수사 부서가 없는 일선 지청의 경우 검찰총장의 요청과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야만 6대 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 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2부와 강력범죄형사부 등 3개 부서는 반부패·강력수사 1·2부로 축소 개편된다. 또 경찰에 대한 보완 수사 요구 및 재수사 요청 등을 전담하는 인권보호부(가칭) 신설도 포함됐다.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 서울중앙지검을 포함해 주요 검찰청이 보낸 의견서에는 개편안의 주요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각 부서별로 입장 차를 보였지만 수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수도권 검찰청의 A 부장검사는 “수사권 조정으로 직접 수사 범위를 대폭 줄였으면 그 안에서 검찰청별 사정에 따라 수사를 형사부서나 인지부서에서 할지를 정하면 될 일”이라며 “이런 내용까지 규율하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 부장검사는 “‘6대 범죄’로 직접 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상황에서 수사를 할 수 있는 부서까지 제한하는 것은 법무부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쓰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다른 부서에서 수사를 못하도록 하는 건 검찰의 자율적인 수사를 방해하는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내부에서 나왔다”고 비판했다.

형사부가 직접 수사를 개시하려면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 역시 정작 사건 처리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의견에 포함됐다. 형사부가 처리해온 사건을 다른 부서로 옮기게 돼 특정 부서에 업무량이 과중될 것이란 내용도 담겼다. 또 반부패와 강력수사라는 성격이 다른 부서를 통합할 경우 수사 역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염려도 나왔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국 전 장관 수사로 촉발된 ‘검찰 힘 빼기’로 검찰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처지로 전락했다는 자조적인 얘기도 들린다. C 부장검사는 “대전과 수원·중앙에서 진행 중인 권력 수사를 겨냥하다 일선 검찰 전부 다 피해를 보게 됐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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